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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람직한 학부모회의 운영 방향

 

교육기본법 제13조 1항에 ‘부모 등 보호자는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교육할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학부모를 위한 지원 조직 및 정책은 없었고, 자연히 모든 교육정책은 학생과 교직원에 치중되어 교육공동체의 일원인 학부모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5월 교육과학기술부에 학부모지원과가 신설되었고, 9월에는 경기도교육청에도 학부모정책팀이 신설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각급학교에 조직·운영될 학부모회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런데 학부모회 조직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한편으로 걱정이 앞선다. 교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어느 학부모로부터 장문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 편지의 내용은 전에 운영되었던 어머니회는 운동회, 체험학습 같은 학교 행사만 있으면 어머니회 대표로부터 회비를 요구받았고, 전임 교장선생님은 어머니회의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어머니회를 폐지했었는데 새로 교장선생님이 부임하셔서 어머니회를 부활할까 두렵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셔도 된다는 답장을 보냈지만 이러한 두려움이 편지를 보낸 한 학부모의 두려움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중 학부모회를 운영하는 학교가 65.7%라고 하니, 학부모회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34.3%에서 학부모회를 조직한다고 하면 종전의 어머니회의 기억을 떠올리는 학부모가 많은 것이 학교 현장의 실정이다.

또한 더 생각할 점은 여러 부작용으로 어머니회를 폐지하였지만 이것이 문제의 적극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사랑하는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로서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무척 궁금하면서도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교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학부모라면 누구나 당연히 가지고 있는 알 권리를 충족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학교에 전화를 하거나 한번 방문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고 큰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 되었다. 이러다 보니 교육공동체인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응집력이 약화되어 단위학교의 자율성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부모와 함께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 문화를 창조해 나가기 위해서는 학부모회를 조직 운영함에 있어 몇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첫째, 현재 학부모회를 조직 운영하는 학교나 그렇지 않은 학교나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으로 조직 운영되는 학부모회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학부모의 권리와 의무, 새로운 학부모회의 구성, 학부모회 참여 필요성, 학부모회 운영 방법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학부모회 조직 운영에 따른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고, 교육주체로서의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둘째, 학교운영위원회와 연계하여 학부모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야 한다.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선출을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9조 2항에 학부모위원은 학부모 중에서 민주적 대의절차에 따라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때 학부모회를 함께 구성하여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이 학부모회 임원을 겸임하도록 권장한다.

셋째, 학부모회 참여의 기피를 방지하기 위해 회비 징수 등 일체의 금전적 부담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 학교 행사, 체험학습, 회원 친목, 학생 간식 등의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부과되었던 경제적 부담을 없애고, 교육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활동 중심으로 학부모회를 운영하여야 한다.

넷째,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개인별 특성에 맞는 자원봉사 활동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관련지어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는 녹색어머니 활동, 독서도우미, 어머니 폴리스, 방과후학교 안전 도우미, 방과후학교 엄마품 멘토링, 방과후학교 학부모 코디네이트, 교내외 체험학습 자원봉사, 학교주변 안전점검 자원봉사, 진로지도 자원봉사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러한 활동에 타의가 아닌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학부모회 조직 운영으로 이제까지 구호에만 그쳤던 수요자 중심 교육을 실현하고, 학부모의 잠재능력을 학생 교육활동에 활용함으로서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육성하며, 학교가 지역사회 발전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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