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텔레비전은 충격적인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섬에 여행 온 사람들이 애완견을 버리고 간다는 것이었다. 굳이 섬까지 가서 버리는 이유가 참으로 매정하다. 육지에 버리면 집으로 돌아올까봐 절대로 찾아올 수 없는 멀고 고립된 섬에다 놓고 간다는 것이다.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것은 하루 종일 부둣가에 나와 앉아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개의 모습이었다. 섬에 버려진 개들의 일부는 마음 착한 주민들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나 일부는 차에 치어 죽고, 굶주림과 병에 의해 죽고 만다. 더욱이 일부는 식용으로 붙잡혀 목숨을 잃는다.
육지에서는 더하다. 주인이 버린 애완동물들은 거리를 배회하다 교통사고로 죽거나 불구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보신용으로 잡혀가는 일이 섬보다 더 많다. 이 불쌍한 생명들은 간신히 살아남아 구조된다 해도 동물보호소로 가서 결국은 죽게 된다. 왜냐하면 현 동물보호법 상 보호기간이 10일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이나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10일 후에 죽임을 당한다. 따라서 유기동물보호소는 사형집행 대기소에 지나지 않는다. 워낙 유기동물이 넘쳐나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관계 당국의 항변도 일리는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연간 2만여 마리의 애완동물이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선 지자체는 보호시설 설치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경기도가 일선 지자체에 지원하던 유기동물 보호 관련 도비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화성시 마도면 일대에 추진하려던 ‘광역 유기동물보호소’ 건설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도는 관련 예산을 배정받아 놓고도 부지 확보가 늦어지면서 예산 집행을 하지 못한 채 두 해째 표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도비보조금이 최근 3년 동안 매년 삭감 지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기 애완동물이 크게 늘어나면서 보호 시설 설치가 절실하다. 도비보조금이 해마다 줄면서 유기동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자체 관계자의 하소연이 있는가 하면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 판에 무슨 개나 고양이에게 많은 예산을 투자해 보호하느냐’는 소리도 있다. 그러나 생명은 똑같이 존귀하다. 그러므로 우선 애완 동물보호소 예산을 삭감시켜서는 안된다. 또한 10일 보호 후 안락사 시키는 잔인한 규정도 철폐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키우던 애완동물을 버리지 않는 시민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동물은 ‘애완용품’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