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이 계속되면 그만큼 난방비용의 증가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을 보면 100년만의 폭설과 연일 계속되는 한파는 우리에게 또하나의 교훈을 준다. 혹서기나 혹한기나 구분없이 상당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또 이를 절약하기 위한 범국민적 실천운동이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속되는 혹한 때문에 난방용 전력수요가 급증해 예비전력이 비상수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에너지 소관부처 장관이 연일 영하 10℃를 밑도는 매서운 한파 속에 전력 사용을 줄여달라고 읍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예년에 보기 어려운 강추위가 언제쯤 누그러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력사용량이 폭증한 데 따른 위기의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올해 역점 사업의 하나로 삼아 모든 분야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지식경제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선진국의 에너지절약 모범 사례를 소개하면서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행정안전부도 이달부터 공무원의 근무 시간 중 개인용 전열기 사용을 금지하고 사무실의 여름과 겨울철 냉·난방 일수를 각각 18일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난방 권장 온도는 19℃ 이하에서 18℃ 이하로 낮추고 냉방 온도도 27℃ 이상에서 28℃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고 한다.
각 분야에서 이처럼 다양하게 이뤄지는 에너지 절약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되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생활화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에도 민관에서 주도하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끊이지 않았지만 대부분 과시성, 이벤트성 행사에 묻혀 얼마 안 가서 중단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일터와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 습관이 몸에 배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이에 비춰 요즘 지자체나 기업, 학교에서 활발하게 벌어지는 ‘내복 입기’ 캠페인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내복을 입으면 실내 온도가 섭씨 3℃ 가량 올라가는 효과가 있어 난방비를 20%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가정에서는 TV 보는 시간을 단축해 전력 소비를 줄이고 가족 간에 대화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늘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자는 캠페인도 호소력을 얻고 있다. 20인치 컬러TV의 시청 시간을 하루에 2시간씩 줄이면 80W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