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은 독일 수도의 예를 들며 세종시 원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반면 당장 경기도지사 출마가 예상되고 있는 민주당 김진표 최고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지방선거 참패를 모면하기 위한 정략적 목적을 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17일 한나라당 친이계 핵심 멤버인 심재철(안양 동안)·장제원 의원은 독일 수도를 예로 들며 행정수도 분할이 비효율적이고 낭비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일이 통일되면서 수도 기능이 베를린과 본으로 분리돼 비효율과 낭비가 발생하고 잇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해 행정수도 분할에 대한 반대 입장을 역설했다.
이들은 “독일의 경우 15개 부처 중 본에 6개 부처, 베를린에 9개 부처로 각각 분리돼 수도분할로 인한 업무 지장이 이메일이나 인터넷 등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정책결정에 시간이 추가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베를린 사무소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에 있는 부처들이 베를린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간평가에서 대패가 분명해지니까 충청권을 포기하더라도 수도권 민심을 돌려서 유리한 선거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가 유력한 김 최고위원은 여권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세종시 수정의 명분으로 행정 비효율성을 내세우고 있는데 대해 “이거야말로 1970년대식 아날로그 사고”라며 “21세기 사회에서 공간적 거리는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김 지사의 ‘대수도론’에 대해 “수도권은 나라 면적의 12.8%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절반, 경제력의 70%가 집중돼 있다”면서 “이렇게 과밀화된 국토 균형발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절대 G7(선진 7개국) 국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 LED 공장의 세종시 이전 계획과 관련, 김 최고위원은 “삼성 LED는 원가가 너무 비싸 삼성반도체의 양산기능과 접합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경기 남부에 만든 기업”이라며 “백화점 쇼윈도우에 올려놓듯이 증설하는 공장을 빼내면 지속발전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허경태기자·어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