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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대한(大寒)

이창식 주필

오늘이 대한이다. 글 풀이를 하면 연중 가장 추운 날이란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한(小寒)이 가장 춥다.

그래서 ‘소한에 언 얼음이 대한 때 녹는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갔다 얼어 죽는다’거나 ‘소한의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대한이 지나면 겨울이 끝나고 머지 않아 입춘(立春 2월 4일)이 되면서 봄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대한이 들어 있는 음력 12월을 섣달 또는 납일(臘日)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달에 납일이 들기 때문이다. 종묘와 사직에서는 이날 사냥해서 잡은 짐승으로 제를 올렸는데 이 향사를 납향이라 하였다. 납일 밤에 젊은 사람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지붕의 처마나 추녀에서 잠자고 있는 참새를 잡으러 다녔다. 납일에 참새 고기를 먹으면 어린 아이들이 마마를 깨끗이 앓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날 눈이 내리면 곱게 받아서 독에 넣어 둔다. 눈이 녹은 물로 눈을 씻으면 안질에 걸리지 않고 한약을 다릴 때 물대신 썼으며 김장독에 넣으면 김장 맛이 변하지 않고, 책에 바르면 좀이 슬지 않는다고 했다. 또 마루나 방에 콩을 뿌려 마귀를 쫓아내고 새해맞이 준비를 하였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섣달 그믐을 제석(除夕) 또는 제야(除夜)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외상값이나 빌어다 쓴 돈을 섣달 그믐날에는 세상 없어도 갚게 되어 있었다. 만약 빌어다 쓴 돈을 갚지 않으면 정월 보름까지는 빚 독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보름을 넘겨서까지 갚지 않으면 신용 불량자로 낙인 찍혀 다시는 어디서나 꾸어달라는 말이나 외상 달라는 말을 못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우리 선조들이야 말로 신용제도 실천자였던 것이다.

그믐 날 밤, 뜰, 부엌, 뒷간 등에 촛불을 밝혀 온 집안이 광명하기를 바랐는데 이를 조세(照歲)라 했고, 그믐 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해서 밤을 새우는 것을 수세(守歲)라고 하였다.

세월이 바뀌면서 정감 넘치는 풍습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버리기는 쉽다. 복원하기란 몇 갑절이나 어렵다. 그러니 이어가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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