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개발연구원 문화관광연구센터는 경기도내 일선 시·군의 지역축제들 가운데 상당수가 ‘속 빈 강정’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지역축제가 역사성과 지역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열리고 있어 관광객 유치에 실패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축제 개최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으로 도내에서는 모두 115개의 축제가 치러지고 있는데 이는 전국에서 개최되는 축제 921개의 12.5%를 차지한다.
그런데 115개 축제 가운데 63개(54.8%)가 최근 3년간 평균 방문객수 1만명 이하로 경기도의 지역축제 효과 평가에서 최저등급인 C급으로 분류돼 있다. 또 평균 방문객수 1만~10만명인 B급 축제는 39개로 33.9%를 차지했고, 방문객이 10만명 이상인 A급 축제는 13개(11.3%)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에서 열린 지역축제 중 정부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는 5개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축제나 최우수 축제는 없다고 한다. 이천 쌀문화축제가 우수축제로,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과 연천 구석기축제가 유망축제로, 파주 장단콩축제와 안성 남사당바우덕이축제가 예비축제로 선정됐을 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명색이 ‘세계’, ‘국제’라는 이름을 내건 광주·이천·여주 세계도자비엔날레, 고양국제꽃박람회, 양주세계민속극축제 역시 정부가 선정한 축제에서 제외된 것이다. 물론 정부의 선정방식이 모두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축제의 활성화를 위한 경영마인드와 특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최근 경기도의 관광지와 축제를 찾는 수도권의 근거리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축제를 찾지 않기 때문에 경기도 지역축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방안이 시급하다.
하지만 축제를 경제효과의 잣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축제를 치름으로써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축제는 지역민들을 하나로 묶어 지역공동체를 더욱 단단히 하는 효과가 있으며, 무엇보다 먹고사느라 바빴던 지역민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정신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경기개발연구원의 조언처럼 축제목표가 지역경제성 확대, 지역정체성 확보, 지역민심 중에서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한 다음 마케팅 대상을 파악하고 축제시기 결정, 프로그램 개발, 마케팅 등에 대한 세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