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의미하는 파크(park)는 본래 영국에서 왕후귀족(王侯貴族)이 독점하고 있었던 수렵장이나 대정원(大庭園)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일반 서민들은 접근할 수 없는 성역이었던 것이다. 봉건제도의 붕괴와 함께 개방돼 현재는 필수 공공시설이 됐다. 근대적 대도시의 형성과 함께 도시 내에서 공원이 갖는 의의와 역할이 중요시되는 한편, 야외 레크리에이션에 대한 도시민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공원은 그 도시의 품격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원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공원이 많은 편이다. 공원의 기능도 다양하다.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체육공원, 어린이공원, 교통공원, 가족공원, 효를 주제로 한 공원, 생태공원 등 테마별 공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수원여고 인근에 위치한 ‘나래 어린이 공원’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곳에 다른 공원에서 보기 힘든 이색적인 운동기구들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 허리 돌리기 운동기구에는 발전기가 부착돼 있다. 또 자전거 운동기구와 근육풀기 기구에도 자가발전장치가 결합돼 있다. 따라서 야간에 운동할 때 자가발전기로 조명등을 점등할 수 있고 휴대폰 충전까지도 가능하다.
좋은 아이디어다. 수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자가발전형 운동기구로 한 시간 운동을 할 경우 생산된 전기를 공원 내에서 활용함으로써 30g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 공원의 또 다른 이름은 ‘탄소 제로(zero) 어린이 공원’이다. 운동을 하면서 발생시킨 에너지를 재사용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뿐만 아니라 ‘탄소 제로 어린이 공원’은 어린이들에게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체험을 통한 환경교육의 장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수원시는 앞으로 탄소발생을 줄이는 ‘탄소 제로 어린이 공원’을 총 7개소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화서오거리 어린이 공원에는 자가 발전형 운동기구를 설치하고 태양광 이용시설도 만들어 태양빛을 전기에너지로 변환, 야간 가로등 점등에 사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런 공원은 탄소발생량을 줄이기도 하지만 자연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따라서 바라는 바는 예산은 들겠지만 아예 수원시의 모든 공원을 탄소 제로 공원으로 조성했으면 한다. 또한 다른 도시들도 수원시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우리나라에 탄소 제로 공원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