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비록 도시화·산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설 풍속도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설날은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소중하고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설날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과 대형마트에서는 설차례 용품들을 잔뜩 준비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대형마트를 선호한다지만 나이가 든 층은 아직도 자연스럽게 전통시장으로 향한다.
전통시장의 장점은 먼저 가격이 저렴한데다 흥정에 따라 가격을 깎거나 덤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대형 마트에 비해 물류비, 관리비 등이 적게 들고 업체가 마트에 지불하는 수수료 등이 없기 때문이다. 또 상품 공급의 탄력성도 꼽을 수 있다. 전통시장은 한 사람의 재벌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점주들이 모여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나 신상품에 대한 회전율이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것이다. 여기에 전통시장 특유의 오래된 정이 있고 단골을 대우해주는 친밀성도 장점이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시장경영지원센터를 통해 전국 48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설 차례용품 21개 품목에 대한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설 차례용품의 경우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16%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대형마트들의 파격적인 가격 할인경쟁 속에서도 이렇게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전기한 것처럼 물류비와 관리비, 업체 지불 수수료가 없기에 가능하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4인기준으로 전통시장이 평균 13만8천975원인 반면 대형마트는 평균 16만6천254원으로 전통시장이 2만7천원 가량(16.4%)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1개 조사 품목 중 19개 품목에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낮았는데 숙주나물 500g 가격은 전통시장이 평균 1천42원으로 대형마트 1천783원보다 무려 41.5%나 저렴했다. 고사리, 도라지, 대추, 시금치,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도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했다. 그럼에도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밀리는 것은 업장 내부가 세련된 데다 쇼핑이 편리하고 주차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살아야 지역상권과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설 차례용품은 전통시장에서 구입하도록 하자.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물건도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