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골프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다. 골프는 정치영역에 깊숙히 개입돼 있다. 골프장에서 인생을 논하고 사업을 하고 정치 노선이 결정되기도 한다. 골프가 스포츠보다는 사교와 사업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다. 그래서 높은 분들은 골프를 필수코스로 여긴다. 특히 총리와 골프는 특별한 인연이 많다. 2006년 3월1일 3.1절 기념식이 열리는 날이다. 또 그날은 철도파업이 시작돼 많은 국민들의 발을 붙잡아 놓은 날이다. 국정 책임자인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가 부산지역 상공인들과 골프를 친 것이다. 사태는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여당 내에서조차 이 총리를 비난하는 소리가 높았다.
여당인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차라리 테니스 한 게임 즐기고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는 모습이었다면 국민이 존경과 찬사를 보냈을 것”이라면서 “총리는 골프채를 창고로 보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공세의 수위를 더 높여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국무보다 골프를 좋아하는 이해찬 총리는 골프를 계속 치도록 해드리는 것이 국민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DJ정부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바 있는 김종필씨는 골프에 얽힌 좋지 않은 사연이 많다. 자민련 명예총재시절인 지난 2000년 11월 18일 김 전 총리는 검찰수뇌부 탄핵소추안 표결을 놓고 여야가 극하게 대치중인 상황에서 몰래 빠져나와 전남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대한통운 전 사장인 곽영욱(69·구속기소)씨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1천만원대의 골프채를 사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그것도 함께 골프숍으로 가서 골프채를 구입한 뒤 그 자리에서 건네줬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명숙 정치공작분쇄 공동대책위원회’의 양정철 대변인에게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하고 있다. 줬다는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는 대표적인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