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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베이비와 단카이

이창식 주필

일본에 단카이(團塊)세대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베이비붐 세대가 있다. 단카이 세대는 1946~1949년 사이에 태어난 소위 전후 세대로 인구의 5%(680만명),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근대화 전기 세대로 인구의 14.6%(712만명)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10년 늦지만 두 세대는 진학·취업·결혼·주택 문제 등에 있어서 치열한 경쟁을 경험했다. 반면에 활기찬 노동력과 진취적인 창의력을 바탕으로 고도성장을 이끌어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와서야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대책을 국가사회 문제로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일본은 진작부터 단카이 세대를 위한 범국가적 대책을 세웠다. 2004년 노·사·정의 자율적 합의로 정년을 5년 연장함으로써 거대 집단의 일시 은퇴로 야기될 사회적 혼란, 즉 ‘은퇴 쇼크’를 차단했다. 일본 후생성은 2017년까지 정년을 70세로 늘리는 기업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대통령 직속 노사정위원회가 임금 피크제 도입을 골자로한 정년 연장을 논의 중이지만 노조와 재계는 부정적이다. 일본은 ‘임금유지’보다 ‘고용안정’에 무게를 둔데 반해 우리나라는 정년 연장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밥그릇’ 문제와 ‘기업부담’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일본의 저명 작가 사카이야다이찌(堺屋太一)씨는 2006년 문예춘추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고령자가 일을 하고자 하는 목적은 세 가지다. ‘수입’이냐, ‘볼품’이냐, ‘좋아서’냐다. 젊은 세대들은 권한행사의 즐거움과 장래의 출세라는 욕망이 있다. 더러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리 많지 않다. 오직 ‘수입’을 얻고자 한다면 낙하산 재취업이 효과적이겠지만 사회적 비난이 뒤따른다. ‘볼품’을 추구하면 남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실속은 없고, 일을 ‘좋아’하면 수입이나 볼품은 덜해도 개인의 만족도는 매우 높을 것이다.”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일이 좋아서를 기꺼이 선택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우리 베이비붐 세대의 앞날은 왠지 어둡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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