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김치 장인 유정임(풍미식품 대표)씨와 용인에서 3대째 궁중의 장을 계승하고 있는 권기옥(상촌식품 대표)씨가 지난 27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지정하는 식품명인으로 선정됐다. 먼저 두 사람의 명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포기김치분야 유정임씨는 24년간 수원에서 김치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전통 김치 제조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켜 표준화된 김치 제조기술을 확립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김치체험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김치의 세계화, 산업화에 기여했다. 어육장분야 권기옥씨는 궁중이나 서울 양반가에서 먹던 어육장을 계승 발전시키다가 1999년부터 상품화를 통해 장류의 산업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식품명인으로 지정되었다.
식품명인은 본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명인을 배출한 지역의 자랑이기도 하다. 이들이 명예로운 명인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겪은 어려움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김치는 내 운명’이라고까지 말하는 김치명인 유정임씨의 경우 1986년 창업 이래 24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줄곧 국내산 배추와 양념류를 고집하면서 고품질의 김치를 생산, 판매해오고 있으며 천연양념류 외에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외고집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유씨가 만드는 김치는 원재료부터 매우 까다롭게 선정한다. 배추와 고춧가루, 마늘, 무 등의 모든 원·부재료가 100% 국내산이다. 중간 유통과정 없이 산지에서 모든 재료를 직송해 오고 고추까지 이곳에서 직접 말린다. 배추절임용 소금도 국내 서해안에서 생산된 천일염만 고집한단다. 중국산 소금은 너무 짜고 쓴맛이 나서 김치에 사용하면 제 맛이 안 나지만 국내산 천일염은 단맛이 있을 뿐 아니라 갯벌이 선사한 인체에 유익한 무기질인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많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고 보면 그 정성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유씨 공장 내의 전통식품문화관에는 고유 식품인 김치, 장류 등 전통 식품에 대한 정보와 재료, 실제 크기의 모형들이 갖춰져 있다. 김치의 역사, 영양학적 가치, 발효숙성과정, 김치의 종류, 김치 제조 도구 등을 견학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것이다. 왜 그가 장인으로 선정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다. 다시 한 번 이번에 명인으로 선정된 두 사람의 ‘외고집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지자체들은 앞으로도 우수한 식품 장인들을 발굴하고 더 많은 식품명인을 배출해서 전통식품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통식품이야말로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의 자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