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금아 시인의 동시집 ‘개구쟁이 구름나라’가 서점가에 얼굴을 내밀었다. 시인은 경기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학구파 시인이다. 아동문예문학상 동시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이래 동시집 ‘손가락 열쇠’, 합동시집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어머니의 그림자’, ‘꽃들도 하늘을 날고 싶다.’에 이어 이번에 신작을 냈다. 최근에는 동화 구연가로 어린이와 할머니 할어버지들에게 재미 있고 깜찍한 말솜씨와 재치로 웃음 보따리를 선물하고 있다. 시인은 머리말에서 “길가 코스모스의 소곤대는 소리가 흔들거린다. 구름 피한 하늘 빛이 살짝 윙크하고, 살랑거리는 바람이 코끝을 건드리고 도망간다. 코스모스가 되고 싶다. 하늘 빛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고 싶다.”면서 자연에 대한 무한한 동경과 욕망의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주제시인 ‘개구쟁이 구름나라’는 이렇다. “하늘엔 개구쟁이 구름나라가 있다. 다람쥐, 비둘기, 토끼랑 식인상어, 호랑이, 사자랑 모두 함께 신나는 개구쟁이 구름나라가 있다.(중략) 그 나라에 가고 싶어 내 가슴 속엔 내 머리 속엔 꽁꽁 숨겨둔 개구쟁이 구름나라가 있다.” 동물나라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다. 그래서 약자는 살 수 없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법인데 윤금아 시인이 꿈꾸는 개구쟁이 구름나라에는 다툼, 위협, 공포가 없고 오직 우애와 평화만 있는 공존의 낙원이다. 시인은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크고 아름다운지를 온몸으로 알려 주고자 애를 태우고 있다. 그녀의 바람이 얼마만큼 전달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개구쟁이 구름나라’는 윤금아 시인이 꿈꾸는 상상 미학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다. 그런데 ‘개구쟁이 구름나라’가 여느 동시집과 차별화되는 점은 삽화를 그녀가 가르친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어린이 22명이 그린 일이다. 자칫하면 시집 자체를 망칠 수도 있는데 윤 시인은 동시는 그들의 것, 그들의 몫이라는 생각에서 치사한 돈 셈 안하고, 꼬마들에게 삽화를 그리게 했다. 사랑은 실천할 때 빛난다. 기뻐, 바뻐, 예뻐의 ‘삼뻐시인’으로 사는 그녀의 건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