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대학등록금이 너무 싸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교육의 질에 비해 대학등록금이 아주 싼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등록금이 싼 데가 없다”고 한 이기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신임 회장(고려대 총장)의 발언에 대학생과 학부모들은 분노하고 있다. 최근 등록금 인상을 물가상승률의 1.5배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록금 상한제’에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이는 이 총장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이기수 망언’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츠미호’라는 누리꾼은 “요즘 대한민국 대학생들 학부모님들 많이 춥고 배고프고 고달프고 아파요~그런 대학생들과 학부모님들 더 아프게 해서 무슨 좋은 꼴을 보고 싶은 건지, 여긴 대한민국이예요. 한국 사정을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라며 이 총장을 비꼬고 있다. 지난해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2위였다고 한다. 그러나 물가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등록금 체감도는 세계 1위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세계 100위권 대학에는 겨우 2곳만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등록금이 아주 싸다”는 대학 총장의 발언이 ‘이기수망언’으로 불리는 것이다.
물론 부유한 집이라면 이 총장의 발언에 개의치 않을 수도 있지만 이 땅에 사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등록금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룬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반값등록금’을 내건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학부모들만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들의 한숨소리를 듣는 서민 집안의 학생들은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밤에는 편의점이나 피시방, 주유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낮에는 잠을 참으며 공부를 한다. 그러나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등록금에는 터무니없이 못 미친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등록금 동결요구가 높아지자 정부는 내년부터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제한되는 등록금 상한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등록금 상한제를 초과한 대학에 대해선 재정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대학의 지나친 등록금인상으로 가계의 어려움을 겪어온 학부모들은 당연히 정부의 등록금 상한제 도입에 쌍수를 들어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대교협 측은 등록금 상한제가 대학자율화와 대학특성화 및 선진화에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자녀 1년치 대학 등록금이 1천만원이나 되는 이 현실은 분명 대단히 잘못된 것임을 대학 관계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