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선들과 석양, 그리고 폐선된 수인선 철교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이 소래포구이다. 이를테면 ‘소래포구 3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인천시 남동구 논현·고잔동과 시흥시 월곶동 사이에 놓여 있는 126.5m의 소래철교가 머지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 같다. 이에 대해 본지는 지난해 12월 2일자 사설을 통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안전 진단과 함께 안전하게 보수해 문화유적관광지로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은 최근 소래철교를 오는 10일부터 통행금지하고 폐쇄한다는 안내표지판을 게시함으로써 철거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유는 교각 하단부의 시멘트 콘크리트 부분이 부식되고 심하게 파손되어 철교 위를 통행하는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의 안전에 크게 위협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은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정말 방법이 없는 것일까? 애환과 향수가 깃든 관광명소로써 상권침체를 막기 위해서도 소래철교가 보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인근 상인과 인천지역 정당, 시민단체 등이 소래철교지키기 대책기구 구성을 추진하는 등 소래철교를 지켜내자는 목소리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본보 8일자 16면 보도)
이들은 ‘소래철교 폐쇄는 사실상 인천의 자랑인 소래포구를 인천의 지도에서 영원히 지워버리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까지도 소래포구는 연간 1천만명이 찾는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소래철교가 폐쇄될 경우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상실함은 물론 소래포구 어민 및 지역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게 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소래철교 폐쇄결정을 내리면서 소래철교와 가장 밀접한 관계인 소래포구 상인, 관광정책관련 전문가, 시민단체들과 한번도 설명회나 간담회, 토론회 등을 갖지 않고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수인선이 남아 있었으면 경기도와 인천 서해안을 잇는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됐을 것이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됐을 것이 분명하다. 소래철교 철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당국은 소래포구와 함께 수도권 주민들의 관광빈도가 높은 소래철교를 포함, 소래역사와 협궤철도 증기기관차 등을 연계한 테마관광자원으로 개발하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