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대통령을 자임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직접 소통의 길을 트기 위해 핫라인을 설치했다. 대선과정에서 천명했던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를 실행에 옮겨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인과 간담회에서도 “정부가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를 할지 방법을 제시해 달라. 필요하다면 저에게 직접 연락해 달라”며 재계와의 직접 대화를 제의하기도 했다.
기업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부나 자치단체의 눈치를 봐가며 기업활동을 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이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의 새로운 기업관은 각 부처로 전파되었고 급기야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이에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기업은 자치단체의 세수를 끌어 올리는 지름길이었지만 이들과의 관계를 등한시해왔던게 사실이었다.
자치단체의 친기업 정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펼쳐졌다. 파주시가 스피드 행정을 통해 민원처리기간을 법정기간보다 줄여 이화여대가 파주에 캠퍼스를 짓겠다며 사업승인을 신청했을 때 즉시 처리해준 사례는 매스컴을 타고 전국으로 전파되었다. 시의 빠른 행정처리로 기업들은 초기 투자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됐다. 조용하기만 한 접경지역인 파주지역에 기업들이 몰려오는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이다. 파주시는 기업과 관련한 행정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주기로 유명하다. 기업들의 입지를 돕기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 다른 시에서 공장 인·허가만 2년이 걸리던 것을 파주시는 1년 내에 처리해 주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땅을 매입하고 공장을 짓는데 필요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1년치 땅값 이자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혜택을 보게 된다.
지난해 말 현재 지역 내 기업체와 근로자 수는 모두 2천881곳, 5만3천여명으로 5년 전인 2004년 1천500곳, 2만5천여명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기업 매출은 2004년 6조1천억원에서 2009년 22조3천억원으로, 무려 3.7배(16조2천억원)로 커졌다.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공장 추가 투자로 직원이 2천여명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월롱첨단소재단지에 들어서는 LG화학과 LG이노텍 파주공장도 직원 4천여명이 새로 이주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류화선 파주시장은 “관료주의, 형식주의를 없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통해 파주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파주시를 좋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