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안양 중앙시장에 ‘민들레 쉼터’가 개업했다. 우동과 주먹밥,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으므로 일반 분식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곳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가게의 주인은 안양대학교 재학생들이다. 개업식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필운 안양시장, 그리고 김승태 안양대학교 총장과 시장 내 상인들까지 참석해 성공을 기원했으니 평범한 분식점은 분명 아니다. 이 가게는 안양 중앙시장 내 빈 점포를 이용해 차린 것으로 점차 쇠퇴해가는 전통시장에 신선하고 젊은 활기를 불어넣어 활성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경기도가 추진해 온 ‘1시장-1대학 자매결연’ 프로젝트로서 안양대학교와 중앙시장은 자매결연을 맺고 지난해 공동으로 안양대학교 축제를 중앙시장에서 개최하는 등 꾸준히 ‘젊은 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이번 민들레 쉼터는 고객 감소로 고민하던 중앙시장에서 자매결연 대학인 안양대에 협조를 요청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학생들의 사업 자금은 도와 시로부터 대학생 창업 지원 자금 2천여만원을 대출해줌으로써 마련됐다. 중앙시장 상인회도 권리금 보증금 한 푼 없이 건물 점포를 1년간 1천만원에 선뜻 내주고 음식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각종 집기들도 헐값에 제공했다는 후문이다.
이 가게는 영업에만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시장 상인들과 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쉼터인 동시에 안양 중앙시장의 종합안내소 역할까지 해내는 공간을 자임하고 있다. 이를테면 시장상인회와 네트워크를 형성, 어느 상점에서 몇 시에 어떤 물건을 할인판매 한다는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중앙시장 전체 약도를 통해 시장 어느 점포에서 어떤 물건을 판매하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또 노인 짐 들어 주기와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휴대폰도 무료 충전해 준다. 앞으로는 인근 중ㆍ고교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입시 상담 서비스까지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민들레 쉼터는 지자체의 행정·재정적인 지원, 대학의 전문 지식과 젊은이들의 신선한 아이디어, 시장상인들의 장사 경험이 어우러져 이뤄낸 결과물이다. 전통시장이 앞으로 활기 넘치는 젊은 시장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행인 것은 젊은이들이 출입함으로써 시장에 생동감이 감돌고 있다는 것이다. 노쇠한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청년 실업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고 있어 반갑다. 앞으로 민들레 쉼터가 번창하기를 기원하며 이를 계기로 전통시장이 되살아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