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며칠 있으면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이다. 올해는 연휴가 짧아서 고향이 먼 사람들의 귀성길 고생이 예상된다. 그러나 고향에서 반겨줄 부모 형제를 생각하면 그쯤의 고생은 견딜만한 것이다. 문제는 그야말로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에 처해있는 사람들이다. 노숙자나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들이 그들이다. 하지만 몸이라도 성해 언제라도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나은 경우다. 문제는 남의 도움이 없으면 길에 나설 수 없는 중증장애인들이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가난과 외로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은 당연히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수원시 등 큰 도시 위주로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 등이 운행되고 있다지만 아직 선진국의 수준은 아니다. 아직도 중증장애인들이 이동하기에 불편한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뇌병변, 지체 등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전동휠체어에 의지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이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명절 때 고향을 방문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데 이번 설에는 작년에 이어 반가운 소식이 있다. 경기도가 신체적인 장애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어 고향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던 딱한 처지의 중증장애인들에게 가족과 친지를 만나 훈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차량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2010년도 장애인복지기금사업 공모를 통해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와 시흥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4천400만원의 기금을 지원하여 이들의 귀향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도는 이동 수단이 없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추진 단체별로 신청을 받아 선정했으며, 리프트 장착 차량 23대를 지원하여 귀성길을 돕는다.
중증장애인들은 10~11일 수원과 시흥시에서 출발식을 가진 후 개인별로 원하는 날짜에 출발하여 꿈속에서도 그리워했던 가족, 친지들과 만나 설을 쇤 뒤 오는 17일을 전후하여 돌아올 방침이라고 한다. 도는 지난해 추석과 설날에도 중증장애인들에게 귀성 차량을 지원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장애인들의 호응이 매우 좋아 앞으로도 중증장애인들의 귀성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도는 밝히고 있다. 바라건대 도와 각 지자체에서는 수원과 시흥뿐만 아니라 도내 전역에서 귀성을 꿈꾸는 중증장애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고향 다녀오는 길을 적극 도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