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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장 졸업식’과 교육제도

졸업은 이수연한을 다 채우고 학업활동을 마치는 것이다. 졸업식은 학업을 마무리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 있는 의식이다. 학우들과 선생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부르는 졸업 노래에 식장이 눈물바다가 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래서 40대 이상 성인들의 졸업식에 대한 기억은 엄숙함과 이별의 슬픔이었다. 사실 40~50대의 고등학교 졸업식에서도 밀가루를 뿌리거나 교모를 찢는 등의 눈에 거슬리는 일탈은 있었다. 그런데 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노는 학생’들만의 행위여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물론 요즘도 많은 학교에서 의미 있는 졸업식이 진행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학생의 속옷을 찢고 강제로 바다에 빠트리는 등의 이른바 ‘막장 졸업식’이 벌어져 사회적인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의 모 중학교 졸업식을 마친 중학생 무리가 대낮에 동네 골목길에서 한 여중생의 교복을 강제로 벗기고 속옷마저도 찢은 뒤 학생의 머리에 케첩을 뿌리는 등 집단으로 괴롭히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찢어진 옷을 가슴에 안고 황급히 피하는 여중생의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경악했다. 경찰조사에서 여중생에게 집단 폭력을 가한 학생들은 이런 행위가 학교의 ‘전통’으로 매년 졸업식마다 반복되는 일이라고 말했단다. 한심한 노릇이다. 이런 일이 전통이라니.

제주의 어느 중학교에서는 졸업식이 끝난 후 여중생들이 선배들의 강요에 의해 차가운 바다에 뛰어드는 일도 생겼다. 어린 여학생들이 얼음처럼 차가운 바다에 뛰어들면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있을 뿐 아니라 수영을 못하는 아이들은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한 언론에 따르면 후배들 대부분은 수영을 못해 인근의 해녀가 구조해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서도 30여명의 남녀 중학생들이 서로에게 밀가루와 계란을 집어던지고 옷을 찢는 추태를 보였다는 보도다.

학생들의 이 같은 치기(稚氣)는 그동안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학교 교육제도에 대한 반항심리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오로지 ‘공부’만 강요받았던 학생들의 입장에서 해방의 카타르시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나칠 정도로 심하다는 것이 문제다. 달리 말하면 졸업식에서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들이 학교 교육에 염증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학생들의 행동도 잘못된 것이지만 더 늦기 전에 학교 교육의 문제점이 개선되고 인성을 키워주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질을 높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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