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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교육청 ‘알몸 뒤풀이’ 관심 없다

고양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알몸 뒤풀이가 동영상과 사진으로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는 파문으로 확대되기까지 경기도교육청은 대책마련은커녕 모든 사건처리에서부터 뒷수습까지도 경찰에 일임한 양 관망상태만을 유지해온 인상이 짙다.

알려진 대로 알몸 뒤풀이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선배로 보이는 고교생 20여명이 중학교 졸업생 15명을 모아놓고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 씌우고 속옷까지 벗겨 알몸으로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후배들에게 졸업 뒤풀이를 시킨 선배 학생들은 이 장면을 촬영하며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수사 결과 선배들의 강압에 의해 반강제적이고 폭력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학생들의 퇴폐성과 폭력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국민적 공분이 일자 정부가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일부 중학교 졸업생들의 ‘알몸 뒤풀이’ 물의와 관련해 “경찰이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졸업생과 학교가 근본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지 ‘사건’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이어 “이번 사건을 방치한 데는 해당 학교 교장과 교사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일을 사건 해결하듯이 수습하려 하지 말고 원론적이고 근본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선진화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평생을 갈 교육, 무너진 사제간에 신뢰와 존중을 다시 세우는 것도 선진화”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즉시 물의가 있었던 해당 학교를 방문하고 대책회의를 소집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비뚤어진 졸업식 뒤풀이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이날 경기도교육청 제2청은 철저한 진상파악과 정신 상담프로그램을 포함한 피해 학생 보호방안, 가해 학생 선도 방안, 재발 방지 방안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뒷북 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의 졸업식이 갈수록 불건전한 양상으로 변질되어 가고 최근의 알몸 뒤풀이 등과 같은 폭력 문화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교육현장의 실태를 방치했다는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요즘 집무실에서 야권 도지사 후보들과 만나 무상급식 방안에 대한 공조논의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강조되고 존중되어야 할 학교 본연의 교육이 무상급식에 함몰되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 교육을 죽이는 결과가 올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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