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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1정신과 새로운 100년의 준비

이명박 대통령은 1일 3.1절 91주년 기념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한일강제병합 한 세기의 특별한 해를 맞아 또 다른 100년, 국가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결의를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리의 젊은 선수들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 선전을 치하하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이들 젊은이처럼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세계를 품으며 인류 공영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한일 과거청산 등 ‘대일(對日) 메시지’를 언급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오늘의 선택을 역설한 것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일궈낸 민족적 자긍심을 토대로 선진화를 위해 도약해야 할 시기라는 역사적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이 분열되어서는 선진화의 길로 갈 수 없다”며 ‘국민통합과 화합’을 선결과제로 제시하고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당면 최대 현안인 ‘세종시’ 문제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낙관적인 전망과 사실상 통합의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다양한 생각은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최종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커다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이것이 3.1운동의 대승적 화합정신을 계승, 승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 우리가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는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오히려 한마음 한뜻으로 국운상승을 위해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세종시 수정’ 논란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전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국민투표를 시사한 것으로 관측되는 ‘중대 결단’ 가능성을 언급한데 이어 이 대통령이 3.1운동의 대승적 화합정신을 거론한 것은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과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새로운 안을 내놓기보다는 북한당국의 인식 변화와 대화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2년간 대북 정책의 일관된 원칙과 진정성을 갖고 남북간의 문제를 풀어왔다고 강조하면서 ‘그랜드 바겐’ 제안에 북한이 성심을 갖고 논의해줄 것을 당부함으로써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 여부는 일단 북측의 선택에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일합방 100주년과 겹치는 올해 3.1절은 남북한 모두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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