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엇그제 2010년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에는 노인 취업자 여럿이 참석했다. 원래 발대식이란 의지와 목표 달성을 다짐하는 이벤트이다보니까 발대식에 참석한 노인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비록 형식에 치우친 행사장 풍경이지만 그런 모습이 오래 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도는 이날 발대식에서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를 2만7천개로 잡았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도내 65세 이상 노인은 90만명 쯤 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3분의 1인 30만명이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본다면 2만7천개는 10%도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목표만 높게 잡을 수도 없고, 설혹 무책임하게 목표를 높여 잡는다해도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우리 현실이고 한계다.
노인일자리 마련은 그래서 어려운 과제다. 도가 설정한 직종별 일자리는 매우 다양하다. 공익형 일자리로 분류되는 등·하교 도우미 1만2천개, 학습 도우미·동화구연 등 교육형 일자리 3천500개, 복지형의 간병·장애인 도우미 5천800개, 경비·청소 등 환경형 2천500개, 실버카페·베이비시터 등 서비스형 3천200개 등이다.
욕심같으면 숫자와 직종을 더 늘렸으면 하지만 그것은 과욕이다. 더도 덜도 말고 목표대로만 될 수 있다면 만족하겠는데 과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 확신보다 의문이 앞선다.
청년 실업 100만 시대다. 노인 일자리 마련이 말처럼 쉬울리 없다. 청년들이 할 일을 노인들이 가로채는 것은 아닌데도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도는 이날 경기도시설관리공단과 ㈜경기희망일터 추진을 위한 지원협약도 맺었다. 민간 분야 일자리를 늘려나가기 위해서다. 도는 2014년까지 4만여개의 노인일자리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이 역시 마다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계획으로 그치지 않고 취업을 원하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줘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주는데 있다.
우리는 이미 고령사회 문턱에 와 있다. 하지만 노인사회는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는 대한노인회연합회 산하에 44개 노인취업지원센터와 실버뱅크 등 민간 노인일자리 마련 기관단체가 여럿 있다. 그들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들 모두가 만족해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노인복지는 정부 지원만으론 충족시킬 수 없다. 최상의 노인복지는 일자리 마련임을 명심하고 관민이 분발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