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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세대의 희망 일구기

유쾌한 입담·해학으로 그려낸 재미동포의 삶과 애환
꽈리열매 세탁공장
이언호 글|문학수첩|304쪽|1만2천원.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까지 40여 편의 희곡과 소설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이민 1세 작가 이언호의 연작소설 ‘꽈리 열매 세탁공장’.

이 작품은 30년 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가 삶의 터전을 닦은 교포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특유의 유쾌한 입담과 해학으로 미국사회에서 적응하고 현실 문제에 부딪치며 살아가는 재미 동포의 삶과 애환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소설은 LA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주인공 ‘태명호’와 고교동창인 ‘홍성달’, 두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30년 전 겨우 5천 달러를 갖고 도미한 주인공 태명호가 좌판에서 물건 파는 일을 시작해 세탁소로 성공하기까지 그의 이민생활은 절망과 좌절로 점철됐다. 그러나 태명호는 희망을 잃지 않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간다. 그의 친구 홍성달은 태명호의 집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허물없는 사이지만, 부부싸움도 태명호의 집으로 달려와 할 정도로 말썽꾼인 친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생경한 말과 문화의 옥죔 속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는 언제나 ‘고향’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다는 사실을 너지시 일깨워준다. 태명호 부부가 지인에게 받은 꽈리 한 뿌리를 어린자식 보살피듯 볕 가리개까지 씌워주며 정성스레 가꾸는 장면은 고국에 대한 향수를 이민자들의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승화시킨 가슴 찡한 대목이다.

이언호 소설은 재미동포 문학 가운데서 중간계층으로 발돋움한 사람들의 애환을 진솔하게 그리면서 지정한 삶이란 결국 어디에 살든 인간다운 가치관을 향유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이민생활의 신세타령과 우정과 사랑에서부터 미국문화와 망향심, 통일문제에 이르기까지 미국 이민 세대의 다양한 생각들을 담아내며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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