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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노란 리본

이해덕 논설위원

요즘 언론매체를 접하다보면 새로운 시사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스모킹 건(Smoking Gun 결정적인 증거)’이란 말이 나왔다. 또 지난 7일 영국 총선결과 보수당이 승리하고도 과반 의석수를 차지하는데 실패하자 ‘헝 국회(HunParliament)’라는 말도 나왔다.

‘알파 독(Alpha Dogs)’이란 망을 보는 개의 우두머리란 뜻이다. 같은 제목의 책이 최근 출간됐는데 1980~90년대 전성기를 누린 미국의 정치 컨설턴트 기업인 ‘소여 밀러 그룹’의 창업자 데이비드 소여와 스콧 밀러, 그리고 이 기업에서 일하다 전세계 선거판에서 활동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는 한국과 관련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실려있다. 1986년 3월 ‘소여 밀러’가 노란색을 상징으로 삼은 코라손 아키노를 도와 필리핀의 ‘피플 혁명’으로 마르코스의 21년 장기집권을 끝낸 직후, 서울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우리나라에도 코라손 아키노가 있습니다. 그분이 노란색 옷을 입어야 할까요?” 전화를 받은 직원은 그해 8월 서울로 날아가 김대중을 만난다. 그는 정당보다 김대중 개인을 부각시킬 것을 조언하고, TV토론의 초안을 잡아준다. 1987년과 1992년, 잇단 대선의 패배로 김대중이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때 ‘소여 밀러’는 그가 복귀할 것을 예상했고, 노벨평화상 후보로 밀기 위한 로비도 담당했다.

‘소여 밀러’는 이처럼 10년의 노력 끝에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뿐만 아니다.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를 축출하는데 기여했으며, 그리스와 페루 대통령 선거에서는 실패했지만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에서는 승리를 거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1주기를 맞아 추모 열기가 뜨겁다. 거리엔 노란 리본에 추모의 글귀를 담은 리본띠가 나부낀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 야당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노란 리본의 물결이 높게 일고 있다.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노란 물결이 우연인지 몰라도 고 노 대통령의 추모 열기와 맞물린 듯한 느낌이다. ‘노풍(盧風)’에 기대를 걸고 있는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과연 노란 리본의 덕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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