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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투표의 힘

이해덕 논설위원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 가운데 ‘투표(ballot)는 총알(bullet) 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선거는 총알(bullet)로 (적을) 살상하는 무기의 전쟁이 아니라, 투표(ballot)로 (후보자의) 인격과 명예와 능력을 쏘는 마음의 전쟁이다.

따라서 유권자는 투표를 통해 무능한 후보자에게 냉정한 마음으로 총알을 날리는 저격수가 돼야 한다. 공직의 권력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쓸 위험이 있는 후보자, 당선되는 순간 독선으로 흐를 소지가 있는 후보자는 투표로 가차 없이 물리쳐야 한다. 그것이 ‘투표의 힘’이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Ballot’과 ‘bullet’. 이 두 단어는 모두 같은 어원을 갖고 있으면서 철자와 발음 또한 비슷하다. Ballot의 어원은 이탈리아 방언 ballotta(작은 공)이다. ballotta는 balla(공)에 ‘작다’라는 뜻의 ‘otta’가 붙은 것이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재판정에서 유죄와 무죄를 가릴 때 배심원들이 흰 공(찬성)과 검은 공(반대)을 투표함에 넣었는데, 이때의 공이 바로 ballotta이다. 이러한 흔적은 영어의 black ball(반대투표,vote against)에 남아있다.

한편 bullet은 프랑스어 boule(공)에 ‘작다’는 뜻의 ‘ette’가 붙은 boulette(작은 공)가 16세기에 영어로 들어온 경우다. 이 프랑스어 boule의 뿌리는 라틴어 bulla(공, 거품, 교황인장)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마 교황의 설교는 공문서 형태로 만들어져 반드시 인장이 찍혀야 했다.

마침내 6.2 지방선거의 날이 밝았다. 이번 선거에 나선 출마자들은 유세기간 동안 너나 없이 자신이 적임자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제 심판의 날은 밝았고, 유권자들은 표로써 선량을 가리게 된다. 그러나 유권자의 70% 가량이 자기네 지역에서 누가 나왔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르는 선거라 혹시라도 ‘묻지마 투표’, ‘줄투표’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이다. 투표장에 가기 전에 선거벽보라도 찬찬히 살피고 가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으면 한다. 함량 미달인 후보자들에게 투표가 총알보다 얼마나 무서운가를, 오늘 똑똑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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