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설립한 화성운영재단이 이달 1일부터 화성행궁을 야간에도 개방하고 있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수원화성운영재단은 오는 9월말까지 수원 ‘화성행궁’의 관람시간을 밤 9시까지 3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개혁정신이 살아있는 수원화성행궁의 야경은 황홀하다고 할 수 있을 만치 아름답다. 시원한 초여름밤 좋아하는 사람이나 가족들, 또는 문화유산과 역사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행궁 산책은 환상적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다.
화성운영재단이 화성행궁을 야간에도 개방키로 한 것은 시민들의 야간 문화체험 기회를 확대시켜주고 특히 국내외 관광객들의 관람 편의를 위한 것이다. 1일 야간개방 때엔 선거 마지막 날인데다가 아직 입소문이 덜 난 탓에 야경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관람객들은 모두 빼어난 야경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따라서 머지않아 화성행궁은 화성과 함께 야간 관광의 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화성행궁에는 야간 관람시간에 해설사들을 배치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문화재시설물을 보호하는 역할도 해 안심이 된다.
사실 무더운 삼복중에는 관광객들이 감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광객들은 야간에 활동을 하게 마련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화려한 조명이 들어온 문화재를 한가롭게 관람하게 되면 문화재에 대한 인상이 더욱 깊어지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단순한 야간 관광이어선 안된다. 바라는 바는 행궁 내에서 작은 야간 공연이나 이벤트를 병행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동안 화성행궁에서는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야간 공연이 열렸다. 수원화성문화제 때 야간 수위장 교대의식을 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사도세자 진혼제, 이생강과 토오기히데키 공연, 수원화성국제연극제 등이 열리기도 했다.
이처럼 거창한 공연이 아니더라도 지역의 문화예술 역량을 활용한 야간 행사가 여름동안 지속적으로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욕심이 있다면 야간 개방이 가능한 다른 지역의 문화재들도 수원의 화성행궁처럼 야경을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 문화재 훼손과 관람객 안전이 우려가 된다면 희망근로자라든지 방학을 맞은 대학생 또는 퇴직자 등을 활용해 야간 경비를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수원화성행궁이 야간 개방을 함으로써 화성문화재단 직원들은 더욱 업무가 가중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 노고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탄성과 찬사로 보상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