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 구조조정 고삐 죄 ‘좀비기업’ 걸러내야

6.2지방선거에서 여권이 패배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의 강도가 약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더 견고한 기업 구조조정이 한국 경제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들도 선거 후 기업 구조조정에 고삐를 죌 태세였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예상과 달리 여권의 패배로 나타나자 자칫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하는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지난주 중견 건설사인 성지건설이 부도위기를 모면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성지건설은 지난 3일 12억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지만 자금 지원에 난색을 보이던 채권단이 4일 가까스로 어음을 결제해 최종 부도를 피했다.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 건설사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으로 구조조정할 지, 자금 지원으로 살릴 지 여부는 채권단의 판단에 좌우되는 것이긴 하지만 실제 선거 여파로 구조조정 강도가 약화되는 분위기라면 문제다.

채권은행들은 6월까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거쳐 구조조정 대상을 가릴 계획이라고 한다. 시공능력 상위 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는 오는 20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신용공여액 3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평가는 11월말까지 계획돼있다. 구조조정의 성패는 채권은행들이 대상을 얼마나 정교하게 가려내는 지에 달려있다.

하지만 과거의 행태를 보면 채권은행들을 신뢰하기 힘들다.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고 이익을 늘리기 위해 구조조정에 미온적이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또다시 여권의 선거 패배 분위기에 편승해 구조조정 대상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예정대로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할 것이라고만 밝힐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크고 작은 대내외 충격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 부실기업의 철저한 구조조정은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불확실성을 해소해 외부 충격에서 한국경제를 보호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 경기 호전 뒤에 숨어 자생력 없는 ‘좀비기업’과 경쟁력 없는 ‘한계기업’이 활개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조조정의 칼날이 무뎌져서는 안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