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매년 개최하는 ‘시와 음악이 있는 밤’이 올해로 11번째를 맞는다.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참으로 매력적이고 낭만적이다. 우선 답답한 실내 공간이 아니라 탁 트인 야외에서 실시된다는 점이다. 6월 초여름밤 신선하고 향긋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잔디밭에 앉아 듣는 시낭송은 생각만 해도 감미롭고 행복하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성우들이 나와 시를 낭송한다는 점이다. (사)한국성우협회와 KBS성우극회가 주최.주관하고 수원시가 후원하는 ‘시와 음악이 있는 밤’은 KBS의 유명 성우들이 대거 수원으로 내려와 시 잔치를 펼친다.
이 행사가 매년 인기를 끄는 것은 단순히 시낭송만 하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 낭송 행사와 걸 맞는 유명가수들도 함께 무대에 서기 때문에 흥미를 돋운다. 올해는 가수 바비킴, 백지영, 이승희가 무대에 설 예정이란다. 또 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의 바이올린 연주, 성우들이 준비한 댄스공연과 뮤지컬 공연이 펼쳐질 계획이어서 기대를 모으게 한다. 따라서 수원과 인근 지역시민들은 매년 이맘때면 큰 기대감 속에서 이 행사를 기다린다.
출연하는 성우들은 김영진, 김옥경, 유강진을 비롯해 영화와 만화에서 목소리로 만나던 유명 성우 유명숙, 차명화, 김민석, 조진숙, 정훈석, 유동균, 유진원 등 8명의 성우가 출연해 시 낭송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들은 시낭송 외에도 자신들이 출연한 방송이나 영화의 영상과 함께 더빙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기도 해 남녀노소 관객들의 찬탄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이 행사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문학이라는 엄숙한 장르를 대중 속으로 쉽게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답게 기획력도 뛰어나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성공적으로 정착한 행사가 된 것이다.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소위 ‘중앙문단’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역의 문학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향토시인과 미래의 한국문학을 이끌 문학 청소년들을 좀 더 많이 출연시켰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문학청소년들은 이런 무대에 한번 서봄으로 인해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갖게 될 것이고 문학에 더욱 매진하게 되어 한국문학의 미래는 더욱 풍성해 것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의 작품을 공모하고 ‘시와 음악이 있는 밤’ 행사장에서 시상하면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수원뿐 만 아니라 도내 각 지역에서도 비록 이런 대형 시낭송회는 아니더라도 시낭송회가 자주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