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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박지성 아버지

이해덕 논설위원

박지성이 소속된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 유소년 팀에는 한국에서 유학 온 축구 꿈나무들이 있었다. 훈련이 끝난 박지성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가던 아버지 박성종 씨는 숙소까지 걸어서 가는 한국의 축구 유학생들을 차에 태우려 했다. 그런데 박지성이 그런 아버지를 만류했다. “아빠, 그냥 놔두세요. 여기까지 축구를 배우러 온 만큼 스스로 깨닫고 고생도 하고 혼자 서는 게 중요해요. 지금은 누구한테도 기대면 안 돼요. 한번 기대기 시작하면 습관이 되니까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산소탱크’ 박지성을 키운 아버지 박성종 씨가 최근 책을 펴냈다. 7일 출간된 책의 제목은 ‘가슴으로 꾼 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로 박지성이 네덜란드로 진출하면서 가졌던 막연히 뭔가 써야겠다는 생각들을 담았다. 박씨는 박지성이 일기장에 써 놓은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읽고, 그리고 그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회사도 그만두고 뒷바라지를 시작한다. 체력이 약한 박지성을 위해 개구리 잡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지성을 훌륭한 축구선수로 키우기 보다는 ‘행복한 축구 선수’로 만들고 싶어했고, 그래서 늘 선택의 길에서는 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뒤 결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결정한 뒤에는 후회하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박지성은 은퇴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오는 7월 준공을 앞둔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동탄지성로’옆에 건설중인 박지성축구센터가 유소년축구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동남아시아나 동티모르와 같은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 축구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 한다.

2002년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박지성은 대표팀의 주장이다. 박지성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발탁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허정무 감독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은 명지대와 평가전을 갖는데 당시만 해도 ‘별 볼일이 없던’ 박지성은 그날따라 신들린 활약으로 허정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대표팀에 합류하는 행운을 잡는다. 이런 두 사람이 감독과 주장으로 만났으니, 내일부터 시작되는 남아공월드컵을 기대해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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