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돼 사실상 폐기됨에 따라 경기도와 인천시가 세종시 입점 예정이던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특히 삼성·한화 등 첨단산업 분야 대형 사업장이 최우선 유치 목표물이 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국회서 부결= 충남 연기군 세종시로의 행정기관 이전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부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수정안인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105명, 반대 164명으로 부결시켰다.
이날 표결에는 재적 의원 291명 가운데 275명이 참석했고 6명이 기권했다.
표결에서는 수정안에 반대해온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50여명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120명의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지는 등 각 정파에서 이탈표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9부2처2청의 행정기관 이전을 골자로 한 원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이 추진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2002년 9월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청와대를 포함한 중앙정부기관을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신행정수도 건설’공약을 발표하면서 쟁점이 된데 이어 현정권 들어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정된 지난해 9월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도, 발빠른 유치 활동= 경기도는 세종시에 입주할 예정이던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발빠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는 수정안 부결된 직후 세종시 입주를 발표했던 삼성, 한화, 웅진, 롯데 등 대기업들의 도내 유치 기회로 판단하고 해당 기업들과 접촉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도는 오는 2015년까지 삼성전자, 삼성LED,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5개 사가 세종시 일원에 그린에너지, 헬스케어 등 신사업과 관련한 분야에 2조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삼성 계열사 사업장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도는 수원 등 도내에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 주력 사업장이 있는 삼성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장, 편리한 교통여건, 도의 기업정책 등을 홍보하며 도내 투자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등 다른 기업에도 역시 도의 기업 지원책과 풍부한 산업용지 등을 소개하며 유치를 권유할 계획이다.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 유치 방안 추진= 인천시 역시 삼성·롯데·한화·웅진 등 국내 대기업을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지난달 23일 “세종시 수정법안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삼성 롯데 한화 웅진 등 국내 대기업을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송 당선자는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수도권에 있으면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갖춰 높은 기업 입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열린 국회 국토위에서 삼성 한화 롯데 웅진 등 세종시 투자 예정 기업들은 세종시 수정안 관련 4개 법안이 부결되자 세종시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거나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송 당선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국내 대기업을 유치해 외국 기업과 연구소 유치, 일자리 창출 등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2005년 삼성전자가 송도국제도시 5, 7공구에 330만 m² 규모의 개발계획을 구상하고 투자유치를 상담했지만 수도권 규제로 무산됐다.
이후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서 지난해 초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있던 송도국제도시 일부와 청라지구를 성장관리권역으로 조정하면서 국내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