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선왕때의 일이다.
선왕이 신하 강을(江乙)을 불러 “위나라와 북방의 여러 나라가 우리나라 재상인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다하니 사실인가”하고 물었다.
이에 강을은 선왕에게 “그렇지 않습니다. 북방의 여러나라가 어찌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을 두려워하겠습니까? 호가호위(狐假虎威)에 불과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강을은 선왕에게 호가호위에 대해 설파했다.
“호랑이에게 잡혀 죽게된 여우가 있었습니다. 여우는 살아날 궁여지책으로 호랑이에게 말하기를 ‘당신이 나를 잡아먹으면 나를 백수의 왕으로 정한 천제의 명을 어기는 것이다.
내 말이 의심스럽다면 내 뒤를 따라와 봐라. 모든 동물이 나를 무서워하며 도망갈 것이다’ 그래서 호랑이는 여우의 뒤를 따르게 됐는데 모든 짐승이 여우가 나타나자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동물을 도망치게 한 것은 여우가 아니라 여우의 뒤에 있던 호랑이였습니다. 이를 모르던 호랑이는 여우를 놓아주었다고 합니다”.
강을은 선왕을 향해 “북방의 여러나라가 두려워 하는 것은 소해휼이 아니라 임금께서 보유한 강한 군대입니다”라고 일갈했다.
요즘 중앙 정치권이나 지방정치권을 막론하고 호가호위하는 사람들로 시끄럽다.
자기 실력이나 능력은 생각지 않고 지연과 학연 등 조그만 인연을 끈으로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대통령의 고향지역인 영일과 포항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영포회’ 역시 대통령의 뜻과 상관없이 대통령을 배경으로 설친 호가호위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또한 7월 1일 새롭게 출범한 자치장을 둘러싼 호가호위가 여기저기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오이밭에서는 신발 끈도 고쳐신지 않는 진중함과 겸손함이 올바른 충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