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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 내가 옳아, 당신은 틀렸어가 아닌…

 

요즘 풍문(風聞)으로는 프랑스가 3류 국가로 전락(轉落)한 것처럼 어수선하다.

우리나라 식 표현을 하자면 영부인(令夫人)이 바람을 피웠다고 토픽에 오르더니만, 남편인 대통령마저 돈 먹었네, 안 먹었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월드컵조차 국민들이 낙담을 하자, 국가 비상 대책 위원회란 것을 열고, 호들갑도 대단하다.

그러나 프랑스가 어떤 나라인가? 한 때, 나폴레옹이란 걸출한 영웅이 세계 제패를 노리던 나라가 아닌가?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세계 4대 강국에 미(美,) 소(蘇), 영(英,) 불(佛) 이처럼 반드시 프랑스를 넣었다. 그러나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곤 “불란서가 왜 저래? 불란서(佛蘭西)가?”라며 혀를 차더라. 얼마 전, 미국 정부에서 다른 나라로부터 가장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조사를 했다.

함부로 쓰레기를 버렸다가 1천$의 과태료를 물리는 싱가포르 정부의 과단성 있는 정책, 그리고 노인들도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IT강국 대한민국, 심지어 점심 뒤 짧은 낮잠 문화를 전통화하고 근무시간에도 고려하는 대만의 복지 정책까지 반드시 배워야할 항목에 넣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세계의 최고 수준의 프랑스의 토론 문화(討論文化)를 제일 높이 샀다고 한다.

알다시피 프랑스는 초등학교부터 토론식 수업이다. 우리나라처럼 태(太), 종(宗), 태(太), 세(世), 문(文), 단(端), 세(世)…. 하는 주입식 교육과는 전혀 다르다.

자기 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선조의 왕 이름을 연대별로 외워 봤자, 살아가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나 토론은 중요하다. 내가 옳아, 그건 틀렸어가 아닌 내 생각은 이렇다. 당신 생각은 어떤지? 그래서 좋은 결론을 얻는다면, 아주 효과적인 과정이 아닐까?

프랑스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수능(修能)과 비슷한 대학입학 자격시험에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철학 과목이 포함돼 있다.

토론은 이래서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토론은 반드시 품격이 수반돼야 한다.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품격이다. 다음이 태도 그리고 유머라고 했다.

이젠 끝이 났지만, 얼마 전 집권당의 대표를 뽑는 토론을 밤늦게까지 경청한 바 있다. 한 표 행사할 권리가 없었지만, 토론의 품위에 대해 관심이 수면시간을 줄였다.

어휘(語彙)야 대부분 고상한 것으로 선택했지만….

어떤 이가 나를 지원하는 듯 한 암시적(暗示的) 발언과 지겹게 들리는 병역 문제, 10마리다. 아니다, 4마리다. 옆집 개(犬)로 인한 소송문제 그리고 하나 같이 쇄신…. 내가 더욱 잘났다는 태도!

일국 집권당의 대표라고 하면, 국격(國格)과도 관련이 된다. 실망, 그리고 한심스러웠다.

그리고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다른 후보가 정견을 발표할 때 피식 웃는 성실하지 못한 표정, 자료를 뒤지거나, 딴전을 피우는 것은 인품에 관한 문제인데, 보기에도 흉스러웠다.

품위를 결정하는 것은 자기신념에 대한 당당함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작던 크던 자기가 소유한 권력에 대한 통제력…. 이런 것이 아닐까?

국가의 기본 단위는 개인에서부터 출발한다.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품격은 국격과 관계가 있다.

국격을 높인다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부분과 또 그 사회의 구성된 사람 모두가 노력해야 할 일이다.

“내가 옳아, 당신은 틀렸어”가 아닌, “당신 생각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얼마나 흐뭇할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유머가 없는 토론은 청중들을 지루하게 만든다. 외국 정치인의 유머 두 가지 소개한다.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딱딱하게 보이는 대처 영국 수상이, “우는 건 수탉이지만 알을 낳는 것은 암탉입니다”. 재선에 도전한 레이건은 73세의 고령이었다. 경쟁자인 먼데일 후보가 TV토론에서 이 문제를 건드렸다. 먼데일: 대통령 각하의 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레이건: 이번 선거에 나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먼데일: 그게 무슨 말인지요.

레이건: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 어려서 세상물정에 어둡다는 것을, 정치적 문제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청중과 함께 먼데일도 웃었단다. 그리고 다음 토론회에서는 나이를 가지고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문화의 차이인가? 온화하고 넉넉한 웃음과 유머, 언제 이런 지도자가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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