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년간 ‘사교육 없는 학교’를 운영한 결과 이들 학교에서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월평균 13.3%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는 도내 ‘사교육 없는 학교’ 90개교 9만2천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지난해 6월 27만8천원이던 사교육비가 올 6월 24만1천원으로 3만7천원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의 이러한 사교육비 절감은 서울(7.18% 감소)에 비해서는 좋으나 전국 평균(16.0%)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도교육청은 1일 이같은 ‘사교육 없는 학교’의 운영성과를 발표하면서 우수사례 7개교도 소개했다. ‘사교육 없는 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내실화, 방과 후 학교 활성화, 학부모와 지역사회 연계 등을 통해 학교의 체질을 탈(脫)사교육으로 바꾸는 것으로 성남 샛별중의 경우 수준별 이동수업, 제2외국어 4개 강좌 개설, 기초학력 부진학생 지원으로, 또 화성 동탄의 나루고는 수준별 이동수업 환경 구축 및 체계적인 학력 관리를 통한 학습지도, 우수학생 심화수업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택 이충고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무학년제 방과 후 학교와 예체능 사교육 대체 프로그램 운영이 돋보였다.
학교규모로 볼 때 소규모 학교가 중대규모 학교보다 사교육비 경감률이 3~4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규모 학교는 주로 읍면지역에 있어 사교육시설 접근이 어려워 학교 차원에서 방과 후 학교를 통한 개별지도가 가능한 반면에 신도시를 중심으로 사교육 의존의식이 강해 학교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사교육 수요가 쉽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어와 수학 중심의 입시제도 개선 없이 사교육 문제가 해결될 수도 없다.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의 38% 이상이 영어교육에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 사회의 영어중시 풍토가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예체능 교과의 사교육비도 거의 줄지 않아 예체대 입시준비생의 사교육 수요를 학교에서 흡수하는 방안 또한 과제로 남는다.
도교육청은 성과가 미흡한 11개교에 대해 지원을 중단하고 성과를 올린 79개교와 새로 36개교를 합쳐 올해 115개교를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해 106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 배양 등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이러한 단순 수치상의 접근으로는 ‘사교육 없는 학교’를 만들기란 아직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