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맞아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망설이는 우리에게 공자께서 힌트를 준다면 어떤 내용일까? 공자께서 논어 옹야편에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자는 산을 좋아한다(智者樂水 仁者樂山)”
이 말씀은 지혜로운 사람과 어진 사람의 일반적인 특성을 설명한 철학적 내용으로 해석돼 왔는데 최근 의학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학설을 내놓고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들의 관계를 중요시하는데 특히 횡적 관계로 유지되는 인간관계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은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므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좋아해 물을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반면 어진 사람은 수평적 대인관계보다는 수직적인 하늘과 나의 관계에 늘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모든 가치를 하늘에 두고 그 곳으로 오르려는 가치관을 형성하므로 산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요즘 하루평균 30만대가 넘는 휴가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간다고 한다.
바다와 산으로 향하는 피서객들로 경기도일대 고속도로는 그야말로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80만명의 피서객이 몰리며 ‘물 반 사람 반’의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도 각각 70만명과 45만명의 피서객들이 몰려 절정기에 이른 휴가철을 만끽하고 있다. 역시 여름철에는 산보다 바다를 찾는 피서객들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공자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산을 좋아하는 인자한 사람들은 장수한다(仁者壽)”고 하셨으니 사람으로 발디딜 틈이 없는 바다를 피해 산으로 향하는 것은 어떨까./김진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