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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인생이란 무엇인가

최근 두 명의 전(前)수도경비사령관이 이틀 간격으로 세상을 떴다. 한 사람은 ‘12·12 쿠데타’에 맞선 ‘참 군인’ 장태완 장군이고 또 한 사람은 이들 쿠데타 주체인 ‘하나회’의 대부로 불리던 윤필용 장군이다. 지난 달 26일 세상을 뜬 장태완 장군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대구상고를 다니던 중 6·25가 터지자 육군종합학교를 지원해 군인의 길로 들어서 육군본부 군사연구실장, 교육참모부 차장 등을 거쳐 1979년 수도경비사령관에 취임한다. 그러나 한 달 뒤 12·12 사태가 일어나자 이를 ‘반란’으로 규정하고 신군부 측에 반기를 들다 강제 예편됐으나 그 후 12·12 사태가 재조명되면서 ‘참 군인’으로 명예를 회복한다.

이보다 이틀 앞서 24일 작고한 윤필용 장군의 부침은 군부가 장악했던 1970~80년대 한국 현대사의 곡절과 맞닿아 있다. 육사 8기 출신으로 5·16 쿠데타 후 최고회의 의장실 비서와 수도경비사령관(1970년) 등 박정희의 곁을 지키며 승승장구 하던 중 1973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형님이 각하의 후계자”라고 말한 것이 빌미가 돼 쿠데타 모의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된다. 하지만 그는 1980년 하나회를 주축으로 한 신군부가 권력을 잡자 다시 권부로 돌아왔고, 당시 보안사령관으로 그를 조사했던 강창성은 모진 고초를 겪는다. ‘일생패궐(一生敗闕)’이란 말이 있다. ‘이번 생은 크게 망했다’는 뜻으로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漢岩,1876~1951) 큰스님의 자전적 구도기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암 큰스님은 무려 네 차례나 되는 오도(悟道) 과정을 담은 구도기를 하필이면 ‘일생패궐’이라고 했을까. 속세의 중생이 그 속을 헤아리기는 어려우나 반어(反語)의 겸사(謙辭)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인생은 돌고 돈다고 했다. 앞서 두 수경사령관의 인생유전(人生流轉)과 죽음을 보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자문자답해본다. 도통한 큰스님도 ‘크게 망했다’는 인생이다. 미워하지도 말고, 사랑하지도 말라고 했다. 미운사람은 만나서 괴롭고,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서 괴롭다는데, 그래도 사랑만은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덧없는 것이 인생이다./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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