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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가치 있는 삶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미국의 대공황기인 1932년,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작은 시골마을로 들어간다. 1928년 만난 두 사람은 자본주의 경제로부터 독립해 자연 속에서 자기를 잃지 않고 사회를 생각하며 조화롭게 살자고 약속한 터였다. 시골로 간 두 사람은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한 원칙을 세운다. 먹고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적어도 절반 넘게 자급자족 한다. 스스로 땀 흘려 집을 짓고, 땅을 일구어 양식을 장만한다. 돈을 모으지 않는다. 따라서 한 해를 살기에 충분할 만큼 노동을 하고 양식을 모았다면 돈 버는 일을 하지 않는다. 되도록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일을 해낸다. 집짐승을 기르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 후 두 사람은 메인으로 옮겨가 살면서 버몬트 시골마을에서 지낸 20년간의 기록인 ‘조화로운 삶’을 펴낸다. 1983년 스코트가 죽고 8년 뒤 헬렌은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쓰고 1995년 삶을 마감한다.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자신의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살아있는 동안 혹은 죽은 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이 올해 6월 출범시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4일 발표한 성명에서 게이츠와 버핏 외에 38명의 억만장자가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재산 기부에 동참키로 한 인사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CNN 창업자인 테드 터너, 영화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 등이다.

과거를 보되 진사(進士) 이상은 하지 말라. 재산은 만 석 이상 모으지 말라. 만 석 이상 넘으면 사회에 환원하라. 과객(過客)을 후하게 대접하라.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경주 최 부잣집에 내려오는 400년 전통의 가훈이다. 욕심을 버리고 나눔의 삶을 산다는 것. 이처럼 가치 있는 삶이란, 대단한 용기와 결단 없이는 얻기가 힘들다./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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