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 태풍 ‘뎬무’

중국에서는 세상의 시작에 대한 설명으로 반고(盤古)의 천지창조 신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이에 중국 사람들은 역사를 이야기할 때면 흔히 ‘반고가 천지를 개벽한 때로부터’라고 말을 시작한다. 이러한 반고의 천지창조 신화가 깃든 곳이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시 앞바다의 작은 섬으로 떠있는 비자산(華架山)이다.

국가지정관광지인 비자산은 아담하고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섬의 입구에 내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능선을 넘으면 흔히 보기 힘든 야릇한 느낌의 우무궁에 다다른다. 이곳의 타이양뎬 양 옆에는 레이궁(雷公)과 뎬무(電母)의 사당이 나란히 있다. 이들 역시 중국 고대신화에 등장하는 신들로 각각 천둥과 번개를 주관하는데, 부부 사이라고 한다.

비자산 정상에는 ‘반고가 하늘을 연 곳(盤古開天之處)’이라는 의미의 글씨가 새겨진 조형물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아주 오랜 옛날 알처럼 생긴 혼돈의 시기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반고가 1만8천년 만에 잠에서 깨어나 비자산의 두 섬에 각각 발을 딛고 두 개의 붓걸이(華架)의 형상처럼 선 채 큰 도끼로 혼돈의 알을 두 동강 냈다고 한다. 그랬더니 하나는 하늘이 되고 하나는 땅으로 변해 천지가 창조됐고, 후세 사람들은 반고의 모습을 연상해 섬 이름을 비자산으로 지었다.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1953년부터다.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다.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다. 태풍 이름은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를 28개씩 5개조로 나눠 1조부터 차례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뎬무’는 4조에 속해있으며, 140개의 이름을 모두 사용하면 다시 1번부터 사용하게 된다.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해 영향을 끼치는 것은 2007년 9월 발생한 태풍 ‘나리’ 이후 3년 만이다. 태풍 이름에 하필이면 번개를 관장하는 여신 이름을 붙였을까도 싶지만, 그나마 소형 태풍이라니 모쪼록 아무 탈 없이 지나갔으면 한다./이해덕 논설위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