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다음달 9~13일 파주 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린다. 경기도와 파주시,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밖에 없는 공간인 DMZ에서 열리는 특색 있는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다. DMZ는 휴전을 상징하는 적대적인 공간이자 분단과 불통(不通)의 공간이다. 그리고 우리민족에게는 동족상쟁의 혈투를 상징하는 한과 치욕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만남과 화합, 교류, 평화, 공존과 소통의 가치를 가장 현장감 있게 깨닫게 해주는 장소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분단 상태에서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국토에 살고 있으면서도 DMZ에 무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무관심은 결국 분단을 고착화시킨다. 따라서 이곳에서 개최되는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평화, 생명, 소통의 DMZ’을 주제로 한다. 김문수 지사가 10일 오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쟁과 상처의 DMZ가 아니라 미래의 평화와 자연, 모든 사람과 남북의 사람이 만나는 것 뿐 아니라 동물, 식물, 자연, 역사, 꿈이 만나는 DMZ가 될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 최선을 다해 뒷받침 하겠다”고 말한 것은 이런 무관심을 극복하고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 평화와 생명의 성지로 승화시키기 위한 것 일게다.
때마침 환경부에서는 지난 6일 DMZ 남방한계선과 민통선 일부를 포함한 국립공원지정계획을 밝혔다. 이는 비무장지대의 자연자원을 보호하고 통일 이후의 무분별한 개발 압력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DMZ 국립공원 추진은 장기적 차원에서 검토할 사안이긴 하다. 우선 평화협정이 체결돼 군사적 대치와 긴장이 완화되어야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한 지역이기도 한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지만 본래의 뜻이 올바른 것이라면 방법을 찾아내 추진해 볼 만한 일이다. 이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근본 취지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세계 35개국 74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국내·국제 경쟁부문과 비경쟁 부문 초청 상영회와 특별 행사 등이 이어진다고 한다. 지난해 제1회 영화제는 짧은 준비기간과 적은 예산에도 재미와 작품성이 있는 우수작품들을 소개해 국내외 언론에 DMZ를 이슈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제2회 행사를 계기로 더욱 알차고 성숙한 행사로 거듭나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정착되고, 아울러 DMZ의 환경보존과 관광자원화에 기여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