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 친일파 후손들의 뻔뻔한 땅 찾기

혹독한 일제강점 시기, 자신과 가족들의 생명을 걸고 독립투쟁을 했던 수원의 임면수(林冕洙, 1874~1930)선생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선생은 국권회복을 위한 비밀결사인 신민회에 가입해 활동하다가 신민회원들이 대거 피검되는 등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 지자 만주로 망명했다. 이곳에서 신민회의 중대사업인 독립군기지건설사업에 참가하고 독립군사관 양성을 위한 신흥무관학교 설립에 기여했으며 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러나 일제에 피체(被逮)당해 평양에 압송,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1930년 11월 29일에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지난 1980년에야 대통령표창을 추서했지만 그 후손들은 아직도 가난의 질곡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임면수 선생의 손주인 임병무 씨는 수원의 시인으로 몇 년 전 뇌수술을 받은 후 경제적 능력이 사라져 극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는 비단 임씨 뿐 만이 아니다. 독립운동을 하느라 재산을 탕진하고 탄압을 받은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이 극심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제시기 친일의 대가로 얻은 부는 그 후손들로 전해져 내려와 우리나라의 경제계나 정치계, 심지어는 학계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올해는 경술국치 100주년, 광복 65주년을 맞는 해다. 그러나 지금도 친일파 후손들의 뻔뻔함은 계속되고 있다. 조상 땅 찾기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친일파 후손들의 ‘조상땅 찾기’ 소송은 현재까지 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에서 21건의 선고가 진행됐고, 항소심인 서울고법에서는 9건의 사건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나라와 민족을 배반하고 역사와 문화를 이민족에게 넘긴 대가로 받은 땅은 당연히 국가로 환수돼야 하는 것이다. 매국노 조상을 둔 것이 후손 본인의 잘못은 분명 아니라지만 조상의 파렴치한 행위를 부끄러워할 줄은 알아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친일파 대부분의 ‘조상땅 찾기’ 소송은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 법원의 판결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의 환수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친일재산국가귀속결정취소 소송을 냈던 친일 후손들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친일행위는 민족과 국가에 대한 중대한 반역행위로 이에 따른 재산 환수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친일파 송병준과 민상호의 후손들의 땅 소송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는 소식이다. 한일합방은 일제가 불법으로 우리국토와 주권을 강탈한 것이고 그 와중에서 매국의 대가로 받은 땅은 장물과 다름없다. 그것을 찾겠다는 후손들에게 분노와 함께 연민의 감정마저 생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