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막걸리가 대세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사케의 본고장인 일본인들도 열광한다. 요즘같이 막걸리가 인기가 높았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이 막걸리 열풍의 가운데는 젊은이들이 있다. 젊은 세대들이 막걸리라는 고급스럽지 않은 빛깔과 이름을 가진 술에 왜 빠진 것일까? 우선 이 술은 서민적이다. 그리고 배가 부르고 크게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유산균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면역체계 강화에 좋은데다 비타민 B군이 많이 있어 피로 완화와 남성 활력에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막걸리도 술이므로 많이, 자주 마시면 몸에 이롭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하나는 소주와 맥주 등과는 다른 맛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막걸리는 농주라고도 불리는데 논밭에서 일을 할 때 새참과 함께 큰 사발에 따라 마시는 술이다. 공사장에서 땀을 흘리고 마시는 막걸리도 인부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허기를 채워준다. 70~80년대에는 지식인과 학생들도 막걸리를 즐겨마셨다. 허름한 대포집에서 불안정한 시국을 논하며 기울였던 술이 막걸리였다. 그러나 카바이트 막걸리 사건이 터지면서 막걸리는 우리나라에서 점차 사라져 갔다. 따라서 요즘 막걸리가 이렇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기치 못했다.
요즘 인기에 편승해 대기업들까지 막걸리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막걸리의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불안감도 있다. 지방의 영세한 양조장들이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막걸리 맛의 획일화를 뜻한다. 국민들은 지역마다, 양조장마다의 각기 특징 있는 풍미의 막걸리를 원한다. 일본은 지방마다 고유하고 독특한 맛의 사케를 제조해낸다. 그리고 그 양조장들은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광객들이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막걸리를 맛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본보 보도(24일자 18면)에 의하면 양평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들이 안정성과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높게 평가돼 막걸리시장에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젊은 층 소비자의 막걸리 선호도 조사에서도 양평지역 막걸리가 타 지역 막걸리보다 고유의 탄산맛과 목 넘김의 부드러움, 뒷맛의 깔끔함이 더한 것으로 조사돼 막걸리 시장에서의 양평막걸리 돌풍이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내에는 막걸리의 대명사로 알려진 포천 이동막걸리 외에도 많은 우수 막걸리가 있다. 발안막걸리, 남양막걸리, 평택막걸리, 광릉수목원막걸리 등 우수한 술들이 있다. 양평막걸리와 함께 도내 양조장들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