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휴대용 게임기를 들고 다니면서 게임에 빠져 있는 어린이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아이도 있고, 삼삼오오 둥글게 모여서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휴대용 게임기는 누구나 쉽게 어디서든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서 인기가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 N사의 게임기는 국내에 출시 된지 몇 년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초중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하나쯤 있어야 하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어린이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휴대용 게임기는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선물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나쯤 갖고 있지 않으면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어울리기도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전국 191만 3천 명의 인터넷 게임 중독자 가운데 아동이 93만 8천 명으로 절반 가까운 49%를 차지했다. 올해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연구에서는 인터넷 게임을 하지 않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나고 대인 관계가 부족해 학업이나 일상에 곤란을 겪는 고(高)위험군 아동들만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중독 위험군 아동들이 이렇게 매년 증가하는 시점에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휴대용 게임기의 보편화가 아이들의 ‘게임중독’을 더 부채질할 것 같아 염려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이토록 휴대용 게임기에 열광하는 것일까?
우선 휴대용 게임기는 일반 PC와 다르게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가 편리하며, 조작이 쉽고 어느 장소를 가든 전원만 올리면 바로 게임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있다. 또한 한국에서 발매된 게임 대부분이 한글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요즘에는 컴퓨터 게임보다 오히려 휴대용 게임기가 ‘게임중독’에 걸리기가 더 쉽다고들 한다. 실제로 필자 또한 지인들로부터 아이들에게 게임기를 사주었다가 실랑이만 늘었다는 한숨 섞인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어느 부모는 밤에 잠도 자지 않고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를 보다 못해 게임기를 집어던져 버렸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이런 걱정을 해결해주려고 한 것일까? 최근에는 휴대용 게임기의 중독 증세를 막아주는 게임 타이머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이 타이머에는 시계 뿐만 아니라 센서까지 내장되어 있어 게임을 하다가 얼굴을 게임기에 가까이 대면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한다.
모바일 환경이 대세인 현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무조건 휴대용 게임기를 멀리하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창 성장해야 할 어린이들이 우두커니 앉아 두 손에 쥐어진 게임기 속 세상에만 빠져 있으면, 비만 및 수면 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뿐만 아니라 우울증, 대인관계의 부적응 등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크게는 게임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 하겠지만, 우선은 아이들이 게임중독에까지 이르지 않도록 보호자와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더 많이 체험해야 할 것은 기계로 작동되는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진짜 세상이다. 자녀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땀을 흘리는 신체활동을 해도 좋을 것이고, 집에서 가족들이 한데 모여 가상의 게임을 대신할만한 재미있는 집단 놀이를 개발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사람들과 마주 보며 함께 소통하는 놀이의 즐거움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