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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시민사회와 다문화주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이미 단일민족이라는 틀을 넘어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다문화사회, 즉 다문화주의의 시민사회임을 알 수 있다.

다문화사회란 무엇인가? 그저 외국인 근로자가 증가해서 나온 말일까? 아니면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살고 있기 때문일까?

어떠한 이유에서건 우리는 낯선 이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차별과 경계로 이어지는 것이다. 진정한 다문화 사회는 하나의 공고하고 우월한 문화 속에 ‘다른’ 문화들을 일방적으로 적응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문화가 열린 상태로 교류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바탕에서 공존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다문화주의의 정체성은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 스웨덴 등 특정 국가의 영역에서 나타난 소수집단의 권리문제와 연관돼 다양하게 논의돼 왔다.

다시 말해 다문화주의는 인종적, 종교적 차이를 갖는 소수의 특정문화가 왜 거부돼서는 안 되는지 혹은 왜 거부될 수밖에 없는지를 논하는 담론으로 다민족 국가의 소수민족 정책의 정당화 근거가 돼왔다. 많은 경우 소수집단의 문화는 국가 통합의 명분으로, 문화적 우월성 혹은 수적 우월성으로 인해 다수 문화에 동화되거나 흡수돼 묻혀왔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지구화는 단일 공간의 주장에도 인종의 색깔을, 종교의 다원성을 무조건 흡수하는 포용력 있는 기제가 아니다. 탈주권시대, 다문화주의는 소수의 특정문화가 수용의 정당화를 넘어 지구화의 변화된 정치적, 경제적 지형 속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수용되는가를 밝힐 수 있는 담론이 돼야 한다. 다시 말해, 왜 그리고 어떻게 갈등 속에 전개되던 다문화주의가 지구화의 등장과 함께 탄력있게 수용돼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다문화주의가 사회적 통합의 문제를 무시하는 기제이어서는 안 된다.

또한 다문화주의가 신자유주의의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문화적 논리, 정치적 논리로 이용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새로운 지역에 정착하는 이주민들이나 또 다른 인종, 그러한 이주민들을 맞이해야 하는 토착민들이나 서로 다른 언어, 문화, 관습, 피부가 만날 때 갖는 낯설음과 이질감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름이 차별로 연결되지 않고 서로 다른 방식의 삶을 존중하고 갈등 없이 잘 살기 위해서는 다문화주의의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다문화주의 담론은 특수성과 보편성간의 소통과 이해 속에서 바람직하게 논의 되고 전개돼야 한다.

시민사회의 다문화주의는 소수 문화에 대한 존중과 보호를 위해 합리화돼 온 동시에, 개인성을 무시하는 담론으로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즉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고 집단을 강조하는 공적인 영역의 문화라는 이유로, 공동체주의자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부정하고 시민의 일체성을 강조한다는 이유로 각기 다문화주의를 비판해왔다. 다문화주의가 개인의 자유와 상치된다는 생각은 개인과 집단 혹은 공동체를 이분법으로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개인의 자유는 파편화되고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의 바람직한 관계 모색 속에서 진정 영속적일 수 있음을, 다시 말해 개인과 공동체의 긴장관계를 해결할 수 있을 때 더욱 자유주의의 의미가 새롭게 부각될 수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 시민사회의 다문화주의는 개인의 자유 침해, 사회통합을 위한 공동 문화의 필요성, 문화적 차이의 간과 등 서로 상충적인 이유로 비판을 해 왔으나 이제 소수의 권리 확보와 배려만이 아니라 지구시민이 지향하는 공생의 삶을 위해서도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럼에도 개별문화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강조하는 다문화주의와 통합된 지구사회의 공존은 일견 양립하기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국민국가 경계의 삶에 익숙해 온 우리가 그 틀을 벗어나 지구사회라는 넓은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 우리의 정치적 정체성이 상실될 거라는 생각은 국가와 민족공동체의 합리화 속에서 살아온 익숙함에 비롯된 편협한 사고일 수 있다.

지구화시대, 정치적, 문화적 정체성 정립을 위해 보편성과 특수성의 소통과 통합을 근간으로 다문화주의 담론이 전개될 때, 지구시민과 국가적 정체성이 모순되거나 갈등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가 같이 갈 수 있는 파트너임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통합과 배려, 그리고 이해가 더욱 강한 경쟁력을 지닌 다문화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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