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새벽 경기도 서부지역에 몰아친 태풍 곤파스가 지난 흔적은 참혹했다. 특히 서해와 가까워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화성시 서신면과 송산면, 남양동 등의 지역 피해는 엄청났다. 포도농가의 비닐막이 모두 날아갔고 인삼밭도 폐허가 돼 버렸다. 전선이 끊겨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으며 양계장의 닭들도 수 만 마리가 폐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나 화성시 농촌지역은 노령의 농민들이 많아 복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화성시 채인석 시장은 인근 수원시 염태영 시장에게 지원을 요청했고 수원시는 휴일임에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공무원과 시민 자원봉사자들을 화성시 지역에 급파했다. 매일 수백 명씩의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열일을 제쳐놓고 화성시로 모여들어 자신의 일처럼 복구에 매달렸다. 사실 이번 태풍으로 수원시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터였다. 물론 피해지역이 광범위하고 규모도 큰 화성시 지역보다는 덜했지만 서수원 지역과 하광교동의 시설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수원시는 관내 피해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투입하면서 화성시에도 많은 인원을 보내느라 이중고를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원시는 화성시와 한 뿌리에서 난 한 형제’라며 매일 수 백명씩 자원봉사자들을 화성 피해지역으로 파견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는 내리는 비를 맞아가며 묵묵히 피해복구 활동을 펼치는 자원봉사자들과 공무원들의 노력에 화성 피해지역 농민들은 형언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며 고마워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속담에 ‘먼 친척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사촌이 더 좋다’는 말이 있다. 화성시 피해주민들의 입장에서 이웃사촌인 수원시민들이 연이어 찾아와 일손을 도와주고 있는 것은, 망연자실, 절망에 처해 있는 주민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것이다.
수원시의 화성시 돕기는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원시 각동 주민센터 별로 ‘화성시 피해농가 상품 팔아주기 코너’를 설치하고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피해농가 포도 팔아주기 운동을 펼쳐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11일과 12일에 수원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야외매장에서 열린 화성시 농민 돕기 화성포도 직거래 장터에는 많은 수원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화성포도영농조합 생산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았다. 수원시민들의 땀은 화성시 피해농민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다. 굳이 통합문제를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수원시와 화성시의 아름다운 이웃사촌 관계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