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병’이란 것이 있다. 남녀가 마음에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는 데서 생기는 병으로 황진이에 얽힌 이야기가 비교적 널리 읽힌다. 황진이 나이 15세 때 이웃의 한 서생이 황진이를 사모하다 상사병으로 죽었다. 영구(靈柩)가 황진이의 집 앞을 지나다 멈춰 꼼짝하질 않았는데 황진이가 자신의 속적삼으로 관을 덮어주자 비로소 움직였다. 요즘처럼 사랑도 이별도 ‘쿨’하게 하는 시대에 웬 상사병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막장드라마(?)답게 일일연속극에서 딸 뻘인 연하의 여자에게, 혹은 이모뻘인 연상의 여자에게 빠져 상사병을 앓는 설정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가 보다.
화가인 박수근도 상사병을 앓았다. 상대는 나중에 부인이 된 이웃집 처녀였다. 부모로부터 그 처자와 결혼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박수근은 나중에 성공하면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붓감의 평판이 자자하던 터라 핑계삼아 ‘빨래터’로 가 먼발치에서 처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어느 날, 그 처녀가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갈 거라는 소식에 그만 몸져눕는다.
신라 때 경운이라는 젊은 스님이 인도로 유학을 갔다. 그가 수행하던 절에 어느 날 인도 공주가 찾아오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몰래한 사랑은 왕에게 발각돼 경운은 신라로 강제 송환되기에 이른다. 경운이 신라로 떠나기 전날 만난 두 사람은 이승에 못 다한 사랑을 다음 세상에서 이루기로 약속하고, 사랑의 정표로 떠나는 경운의 바랑에 공주는 참식나무 열매를 넣어준다. 귀국한 경운은 인도와 인연이 깊은 곳, 마라난타가 이 땅에 불교를 처음 전한 영광 불갑사에 참식나무 열매를 묻는다.
그래서일까. 불갑사에는 ‘상사화(相思花)’라 불리는 ‘꽃무릇’이 지천이다. 엄밀히 따지면 상사화와 꽃무릇은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 같이 상사화라 부른다. ‘석산(石蒜)’이라고도 하는 꽃무릇은 주로 전라도 절 주변에서 9월이면 흔하게 핀다. 잘 알려진 곳으로는 불갑사 말고도 고창 선운사와 최대 군락을 자랑하는 함평 용천사가 유명한데 이곳에선 매년 이맘때면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이해덕 논설위원
만의 차별화된 볼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할 때 시민들의 발길이 대형마트에서 전통시장으로 돌아설 것이다.
/홍성민<경제부>
하는 함평 용천사가 유명한데 이곳에선 매년 이맘때면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이해덕 논설위원
로 교통 사고를 예방하자.
/김미진<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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