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원은 삼천만과 더불어/나라 있는 백성이 되고지고/늘그막에 시골로 돌아가/한가한 사람으로 지내련다(願與三千萬/俱爲有國民/暮年江海上/歸作一閑人)’.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해인 1947년 돈암장에서 지었다는 오언절구로 된 한시다.
이 시는 ‘우남시선(雩南詩選)’에 수록돼 4·19 학생혁명 이후 언론에 공개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4·19 1주일 뒤인 1960년 4월 26일 이 박사가 하야성명을 발표하자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는 논평에서 ‘한 포기의 난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서 ‘이승만 기념관’ 건립추진으로 30억 원을 배정하는 안(案)이 통과되면서 시작된 기념관 건립사업이 모금 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근거해 배정된 이 30억 원은 ‘이승만기념사업회’측에서도 똑같이 30억 원을 모금해야 집행할 수 있는 ‘매칭펀드’방식이어서 기념사업회의 모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집행을 할 수 없게 돼있다.
이에 기념사업회 측에서 전경련 등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알았다’는 대답 뿐 연락이 없고 청와대나 국회에 진정을 넣어봤어도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 해외를 떠돌며 독립운동을 하고 북한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이 땅에 꽃피운 건국 대통령에 대한 예우치고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자유당 독재만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이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외면한다면 역사바로세우기란 의미가 없다. 지난 2002년 국가보훈처가 주도해 서울 효창공원에 건립한 ‘백범기념관’은 당시 김대중 정부가 사업비 180억 원의 90%에 달하는 160억 원을 지원했다.
최근 들어 김문수 경기지사가 이승만 박사에 대한 재평가 차원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의 업적을 국민들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과거에는 이승만을 부정했지만 알면 알수록 그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난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경기도가 주도해 기념관 건립의 대안을 제시해보면 어떨까 싶다.
/이해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