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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문으로 막은 깊은 궁궐이라는 뜻으로 임금이 있는 대궐 안을 구중궁궐(九重宮闕)이라고 불렀다. 구중이란 아홉겹의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말이다. 우리 나라 왕조시대 관료조직은 하늘을 그대로 본 떠 왔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본래 임금님이 계신 천궁이 구중궁궐이었기에 하늘을 대신해서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님도 아홉겹의 담장으로 둘러 쌓인 대궐을 지었던 것이다. 현재로서는 천궁이 구중의 궁궐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글이나 그림을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구중천궁을 증명할 유일한 증거가 바로 바둑판이다. 하늘 즉, 임금을 둘러싼 바둑판 위 아홉겹의 선들이 천궁의 존재와 천궁이 구중임을 확실히 전해주고 있다. 요즘 이 구중궁궐을 청와대에 빚댄 말들이 횡행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 24일 “청와대는 구중궁궐”이라며 ‘소통 부족’을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에서) 많은 보고서를 받겠지만, 그 보고서라는 것과 현실은 굉장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에 가면 만나는 (사람) 숫자가 아주 제한돼 있고 만나는 방식이 불편하다”며 “그래서 진실을 파악하기 어렵고 동떨어진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한나라당 박관용 전의원도 지난 6월 한나라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정권재창출을 강조하며 “청와대는 구중궁궐로 민심을 알기 어려운 곳이고, 당이 민심접수처”라며 당이 소통문제를 해결하는 첨병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가 청와대를 향해 목청을 높이는 사례가 부쩍늘어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선을 향한 진군나팔을 불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김 지사가 “(청와대에서) 직언이 필요한데 직언을 하면 불이익이 돌아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된다”며 “내가 볼 때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 외에 답이 없다”고도 말한 것은 김 지사 스스로가 청와대와의 소통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강한 의지로도 들린다.

/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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