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낙지나 문어의 머리 속 내장과 먹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논란이 일었다. 주지하다시피 문어나 낙지는 저칼로리 스태미나 음식으로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문어와 낙지의 머리에 든 내장과 먹물이 더 몸에 좋은 것이라는 속설에 따라 이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당시 서울시는 “시중에 유통 중인 수산물 머리 안에 있는 내장과 먹물 속 중금속 함량을 검사한 결과, 13건의 낙지와 문어 머리에서 카드뮴이 기준치(1㎏당 2.0㎎)를 많게는 15배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식약청 측은 일주일에 한두 번 연포탕과 내장탕을 먹는 정도는 체내 대사과정을 통해 조절되기 때문에 건강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불신은 여간해서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국내 대표적 수산물 거래 장터인 부산지역에서 유통되는 꽃게와 대게, 어패류에서 기준치의 수 십 배에 달하는 중금속이 검출돼 국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9월 13일까지 부산시내 유명한 재래시장 3곳과 대형마트 2곳에서 유통되는 총 22개 수산물 92개 샘플을 조사한 결과 일부 수산물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들이 즐겨먹는 꽃게와 대게의 내장 속 카드뮴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꽃게는 4개 샘플 중 3개 샘플이 평균 3배 가까이 기준치를 초과했고, 대게는 최고 22.73배까지 나타났다. 심각한 것은 일반 생선과 달리 게 종류의 내장은 우리국민들이 제일 선호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카드뮴이라는 물질은 산업 및 농업 폐수로 유입되는 중금속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공해병의 하나인 이타이이타이병을 일으킨 원인물질이다. 체내에 들어오면 배출되지 않고 쌓여 장기간 노출될 경우 단백뇨나 골연화증, 전립선암 등을 유발한다고 한다.
성인의 경우 중금속에 오염된 수산물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피해가 나타나지만 태아와 어린이에게는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산물의 중금속 오염은 심각하다. 농산물은 청정지역에서 유기농으로 가꿀 수 있다지만 수산물은 이미 바닷물과 갯벌, 바닥 자체가 오염된 것이기 때문에 오염을 피해나갈 방법이 없다.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먼 바다에서 잡히는 참치까지 수은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는 결과가 나온 지 이미 오래됐다. 인류가 수산물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바다를 살리는 것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바다를 오염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바다를 살리기 위한 모든 노력들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