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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화도시 만드는 ‘행궁동 사람들’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 안의 행정구역이다.

 

다시 말하면 ‘문안’지역으로서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문안에 산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했던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성안에는 유서 깊은 초등학교인 신풍초등학교와 삼일, 매향 중·고등학교와 정조대왕의 어진을 모신 신풍루 등 문화재와 함께 팔달문시장, 우시장, 청과시장 등 지역경제를 상징하는 시장 등 모든 시설들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행궁동은 수원시내에서 매우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오래된 집들과 좁은 골목이 방치되고, 확정되지 않은 보상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면서 활기를 잃은 것이다.

특히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지역이 낙후 됐으며 상권마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됐다. 최근 화성행궁 광장이 생겨 이곳에서 많은 행사들이 열리고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고는 있지만 도시의 낙후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요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

 

 우선 행궁 옆 한데우물 거리가 지난해부터 바뀌어 가고 있다. 거리가 정비되고 아름다운 간판들이 달리더니 작고 예쁜 찻집과 기념품 가게, 음식점 등이 들어서면서 이 거리를 찾는 발걸음이 많아졌다.

이번에는 행궁동 내의 법정동인 북수동에서 ‘행궁동 사람들’이라는 프로젝트가 펼쳐졌다. 시간이 멈춘 듯 우중충하고 허름했던 골목의 오래된 시멘트벽면과 금간 담벼락이 예술작품으로 변했다. 담벼락에는 자연과 일상을 담은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그려져 시선을 끈다. 또 낡은 대문에는 작가들이 디자인한 문패와 우체통이 달려있다.

 

오토바이를 탄 실제주민의 모습도, 경로당 할머니가 그린 그림도 있다. 쓰레기로 어지럽혀지곤 했던 골목길에는 주민들 스스로가 자제하면서 깨끗해졌다. 동네길과 골목길이 달라진 것은 지난 5월 행궁동에 있는 대안공간 눈이 ‘행궁동 사람들’이라는 예술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이 작업에는 작가 이윤숙씨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작가들은 물론 미술에 소질이 있다는 동네 모텔 여주인도, 지역 경로당 노인들도, 자원봉사자, 고등학생들도 ‘문화마을 행궁동’을 만들기 위해 일손을 보태 주민과 함께하는 모범적인 프로젝트가 됐다. 관이나 예술가 집단의 일방적인 추진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지역예술인들의 노력에 갈채를 보내며, 이런 움직임들이 수원시 전역, 또는 경기도 전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문화는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도 생기와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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