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24기는 조선시대 최고의 정예무사들로 구성된 장용영의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이자 당시 무과 과거시험의 과목이었다. 정조가 당대의 쟁쟁한 학자인 박제가, 이덕무와, 무인 백동수 등에게 명해 ‘무예도보통지’를 펴내게 했다. 이 책에 수록된 무예가 바로 무예24기(일명 24반 무예)이다. 무예24기는 말 그대로 24가지의 무예로서 조선을 대표하는 정통무예, 호국무예인 것이다. 일제시기를 거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무예24기는 현재 수원을 비롯한 몇 군데서 우리무예를 사랑하는 무인들에 의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정조는 역모사건 등으로 호위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껴 무예에 출중한 무사들로 장용영을 설치했다. 처음엔 장용위로 시작됐으나 뒤에 장용영으로 개칭, 명실상부한 국가단위의 군영으로 자리 잡았으며 나중엔 내영과 외영으로 나눠 기존의 5군영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정조의 막강한 친위부대인 장용영 무사들은 무예24기를 수련했으며, 특히 정조대왕의 꿈과 혼이 담긴 수원에 축성된 화성에서는 무예 24기가 가장 활발하게 수련됐으리라는 추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조 서거 후 다시 노론이 득세하면서 최정예 부대인 장용영은 지난 1802년 해체되고 말았다. 하지만 무예 24기는 시간을 초월해서 다시 수원 땅 화성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보러온 관광객들은 옛 장용영 무사들의 후예인 무예24기 시범단원들이 펼치는 우리 무예에 환호하며 갈채를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그 무예24기가 내홍을 겪고 있다. 상주이사 직책을 갖고 있는 김모씨의 전횡에 단원들이 반발하고 급기야는 김모 씨를 포함한 무예24기 이사진들의 총사퇴라는 극단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한사람이 너무 오래 권력을 쥐고 있으면 반드시 사단이 벌어지게 돼 있다. 이번 김모 씨의 사건도 그렇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수원시에 권유하고 싶다. 무예24기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는 문화관광 유산으로 영원히 존속되기 위해서는 시립화가 필요하다. 현재 무술 고단자들로 구성된 단원들은 엄청난 위험부담이 있는 무예시연을 하면서도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을 뿐 더러 보수 체계도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시립화가 되면 이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으므로 마음 놓고 무예에만 전념, 더욱 양질의 무예공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예24기는 수원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살아있는 문화유산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호국전통무예이기 때문에 시립화는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