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맛을 구성하는 요소 중 소금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치나 간장, 고추장, 된장에서 어떤 소금을 썼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중국산 소금을 사용했다가 김장을 망친 경우도 주변에서 많이 봐왔다. 소금은 서해안 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최고로 쳐왔다. 지금도 천일염을 생산하는 안산시 대부도의 동부염전, 시흥시의 소래염전 등은 아직도 명성을 잇는 유명한 염전이다. 아쉬운 것은 천일염 염전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폐염전이 된 강화 석모도의 삼량염전 등 우수한 소금을 생산하던 염전들이 사라진 자리는 중국산 등 외국 소금들이 채우고 있다.
원래 경기만은 전국 제1의 천일제염지대로서 오래 전부터 질 좋은 소금을 많이 생산해왔다. 지금은 산업화와 간척사업 등으로 많은 염전이 사라졌다. 특히 시화지구 간척사업과 남양만 간척사업으로 염전은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경기도에 남아 있는 염전은 안산 대부도 인근 5곳과 화성 매향리 인근 등 17곳 총 22곳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품질이 세계 최고의 명품 소금이라 불리는 외산 소금보다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를 한 결과 도내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에서 세계 최고의 명품 소금이라는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보다 3배 이상, 뉴질랜드나 호주산 천일염 대비 약 100배 이상 미네랄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경기도산 소금 17건과 외국산 소금 15건의 미네랄 함량을 분석한 결과다. 이처럼 경기도산 천일염이 우수한 이유는 전 세계 소금 생산의 0.1% 밖에 되지 않는 매우 귀한 갯벌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산 천일염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처럼 품질이 뛰어남에도 국산 천일염의 생산 및 판매환경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은 1㎏에 3만원이라는 고가에 팔리고 있다. 국산 천일염의 가격은 게랑드 소금의 1/50수준에 불과한 1㎏에 600원 정도이다. 이러니 점차 생산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도내에서 올해만도 2개 염전이 휴전에 들어갔다고 한다. 인건비 등 수지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지닌 경기도 천일염을 지키기 위해서는 경기도와 정부, 해당 지자체의 지원과 적극적인 국내외 홍보, 특히 해외 마케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특산품인 천일염 보호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