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합의로 결정된 사안이, 이익단체의 반대로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면 그 사회는 법과 원칙이 살아있는 공동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에서는 목소리 큰 자가 이기고, 순리를 존중하는 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너무 많다. 비슷한 일이 이번엔 인천에서 발생했다. 지난 3월 경기도와 인천시는 소래와 월곶간을 왕래하는 4개버스노선을 새로 연장운행하기로 행정협의하고, 지난 23일부터 운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중교통수단이 없어서 고통 받던 6천여명의 월곶 주민들은 한시름 놓게 되었다며 반겼다. 그러나 이 같은 찬사와 환의는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상권이탈을 우려하는 소래포구 상인들이 버스연장운행을 반대하고 나서자, 인천시가 백지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가재는 게 편이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시·도간에 결정한 행정협의가 뚜렷한 명분과 이유도 없이, 그것도 일방적으로 묵살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방분권시대하에서 지켜져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는 자치는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하되, 상대 자치단체와의 신의는 철저히 지키는 일이다.
그런데 인천시는 그 신의를 깨고 말았다.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바뀐지 오래다. 교통망이 전면화 세분화 된 탓이다. 뿐 아니라 교통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중교통수단을 확대해야할 명제가 국가에 있다. 그런데 인천시는 소집단의 이익을 위해 이것마저 무시해버렸다.
상인들의 억지도 문제다. 상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시민의 발’쯤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이기주의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아니나 다를까 월곶주민들이 분개,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들은 인천시 처사를 주민 기만과 배신으로 단정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버스연장운행문제와 관련해서 그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오직 있었다면 주민의 고통을 이해해 준 것을 고마워하고, 이제야말로 살만한 세상이 도래했다고 믿은 죄밖에 없다. 월곶 주민들은 소래포구로 통하는 소래철교를 봉쇄하겠다고 벼른다.
자칫 버스 운행문제 때문에 주민간에 험한 꼴이 연출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인천시가 백지화를 재 백지화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